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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용 시장과 강세창 의원. |
“본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의원에게 두 차례나 내용증명을 보내 검찰 고소 입장을 밝힌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동네 이장보다 못한 시장”이라며 고소를 재촉한 강세창 의정부시의회 의원이 화해모드로 급반전했다.
이로써 이 두 사람이 지난 두 달 가량 연출한 희대의 ‘막장 드라마’는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안병용 시장은 3월20일 열린 의정부시의회 제22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빈미선 의장에게 발언기회를 얻어 “시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안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고 부끄럽다. 시민들께는 한없이 죄송하다”며 “공개적인 SNS에 올린 글로 인해 의정부시장인 제가 모욕과 명예훼손으로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호소와 재발방지 요청에 대하여, 당사자로부터 이 시간까지 어떠한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해 야속하고 마음이 아프지만 본인은 그 시비를 종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시장은 “할 일이 태산 같은 이 시점에 부끄러운 일로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 허망하고 시민들께 송구하기 때문”이라며 “모욕과 명예훼손의 아픔과 반성 없는 가해자를 검찰에 고발하여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정의요, 공분이라 생각했지만 공인으로서 분노를 참지 못한 죄가 또한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 발전을 더 큰 가치로 생각하겠다”고 ‘종전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안 시장은 이어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집행부와 의회 그리고 의원님들과의 갈등상황처럼 비쳐지고, 이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품위 있는 시정과 의정으로 시민들 앞에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세창 의원은 본회의장 단상에서 “그동안 안병용 시장의 행적으로 봤을 때 분명 파격적인 변화”라며 “시장이 한 말을 대화제스처, 화해제스처로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했다.
강 의원은 “시장은 평생을 교육에 몸 담아왔는데, 본인의 SNS 글은 유감”이라고 사과한 뒤 “시민들과 동료 의원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고, 남은 임기 동안은 멋지게 정책대결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의원은 발언을 끝낸 뒤 곧바로 안 시장에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안 시장은 강 의원과 악수를 하며 왼손으로 강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는 등 화해모드로 급진전했다.
강 의원은 지난 1월1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안병용 시장, 참 웃기는 사람이다. (자기자랑만 하는) 이런 분한테 수업 들으신 분들은 수업료가 아까웠을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안 시장은 1월28일과 2월22일 내용증명을 보내 “제 정신 아닌 사람, 민형사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다그쳤고, 강 의원이 수차례 “협박하지 말고 직접 검찰에 고소하라”고 대응하자 2월27일 강 의원을 검찰에 고소하겠다는 입장문을 의정부시의회에 보냈다.
안병용 시장 발언 전문
존경하는 빈미선 의장님!
허락해주신다면 저 의정부시장 안병용과 강세창 의원간의 불편한 상황에 대하여 잠깐 발언하고자 합니다.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사안의 내용과 정황은 이미 잘 알고 계시므로 재차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시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안으로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시민들께는 한없이 죄송합니다.
공개적인 SNS에 올린 글로 인해, 의정부시장인 제가 모욕과 명예훼손으로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호소와 재발방지요청에 대하여, 당사자에게 이 시간까지 어떠한 사과나 그리고 재발방지의 약속을 받지 못했습니다. 야속하고 마음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본인은 그 시비를 종결하고자 합니다.
할 일이 태산 같은 이 시점에 부끄러운 일로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 허망하고, 시민들께 송구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모욕과 명예훼손의 아픔과 반성 없는 가해자를 검찰에 고발하여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정의요, 공분이라 생각했지만 공인으로서 분노를 참지 못한 죄가 또한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와 시 발전을 더 큰 가치로 생각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빈미선 의장님, 그리고 의원 여러분!
이번 일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집행부와 의회 그리고 의원님들과의 갈등상황처럼 비쳐지고, 이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바라건대 앞으로는 품위 있는 시정과 의정이 펼쳐져, 정말 시민들 앞에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랑하는 1천여 공직자 여러분! 공직의 자부심과 시 발전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몫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공직자들에게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함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빈미선 의장님, 의원 여러분, 그리고 시민 여러분, 시장으로서 걱정을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 많이 인내하고, 시의회와 소통의 통로를 더욱 확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의회와 집행부가 협력하고 합심하여 의정부의 품격을 높이고 싶습니다. 의정부의 희망을 말하고 싶습니다. 의정부의 가치를 높이고 싶습니다. 심기일전하여 살기 좋은 의정부 만들기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