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소요산 축산물브랜드육타운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장한 이후 갈수록 적자가 쌓여 급기야 입점업체인 거창축협(애우)이 지난 3월23일 폐점하고 본거지인 경상도로 철수했다. 동두천시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나머지 입점업체 4곳마저 폐점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걱정이 크다.
동두천시는 ‘축산물시장 개방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축산물브랜드 발전대책 일환으로 대도시 소비자의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육류브랜드 직영점을 모아 브랜드육타운을 조성하겠다’며 국비 40억원, 도비 30억원, 시비 137억원 등 200억원 가까운 혈세를 투입해 지난해 5월 개장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까지 7개월 동안 이들의 손익분석을 따져보니 적게는 -8%에서 많게는 -52%까지 총 4억3천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동두천시가 소요산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우를 팔아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 계획은 현재로서는 실패나 다름없다. 게다가 부실설계에 따른 하자보수로 시민 혈세가 계속 들어가고 있으니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동두천시는 이같은 적자 상황에서 시에 납입하는 기존 매출 수수료율 10~12%를 5~7%로 낮추고, 공동관리비 및 각종 대행료를 시가 부담하라는 업체들의 요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사업 철수가 불가피하다는 업체들의 압박에 못이겨 요구사항을 따르자니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고, 따르지 않자니 정상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진퇴양난이 따로 없는 셈이다.
전국에 4곳 있는 축산물브랜드육타운에 대해 정부는 정책 실패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농림수산식품부는 그동안 추진하던 브랜드육타운 조성사업을 폐지했다. 최초 2009년 9월부터 추진된 소요산 축산물브랜드육타운은 이미 실패로 규정된 사업을 지난해 5월 뒤늦게 마무리한 경우다. 앞으로의 전망이 불투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동두천시는 소요산 축산물브랜드육타운 잔여 부지에 또다시 200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오는 9월 어린이박물관을 착공할 예정이다. 어린이박물관 특성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데 비해 운영비는 연간 최소 20~3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두천시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재정형편이 매우 심각한 터라 소요산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는 현재의 정책들이 타당한지를 따져볼 일이다.
소요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정적자 정책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지 동두천시는 동두천시의회와 더불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