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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일/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장 |
새해 첫 개장일인 1월2일, 2012년 4월 이후 9개월만에 신고가를 경신하며 기세 좋게 출발했던 코스피는 다음날 장중 고점을 찍고 하락 추세로 들어갔다.
설 연휴가 끝나고 한달 동안 짧은 랠리가 있었지만 3월초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4.5%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13년 들어 주가 하락은 한국만이 아닌 이머징마켓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BRICs와 한국의 주가는 연초 대비 크게 떨어졌다.
현재까지 나타난 데이터만 가지고 판단한다면 BRICs와 한국의 주가 하락은 기업의 이익 악화(EPS 감소)보다는 투자심리 악화(PER의 하락)에 의한 것이다. 물론 투자심리 악화에 내포된 시장의 뜻은 향후 이머징마켓 기업이익에 대한 신뢰 악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머징마켓의 약세는 각국이 가진 산업구조상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 주가가 강세를 보인 섹터는 의료와 소비재이고, 약세를 보인 섹터는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인데 대체로 이머징마켓은 에너지, 소재, 산업재 섹터의 비중이 높고, 선진국 시장은 의료와 소비재 비중이 높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글로벌 불확실성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 에너지, 소재, 산업재 비중이 높은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 차갑게 변한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북한 핵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BRICs 다음으로 나쁜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투자환경은 지난해 연말보다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적 이벤트이긴 하지만 북한 핵 리스크가 발생했고, 가계부채와 가계수지 악화는 장기간에 걸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양한 경기부양정책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FDI 역전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국내 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미국의 시퀘스터, 유럽 경기침체의 장기화, 중국 성장률 전망 하향 등 글로벌 매크로 환경도 이전보다 부정적이다.
한편 최근 금, 은, 구리 등의 가격변동이 시장의 화두인데 지난 10년간 지속되었던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경험상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때 한국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였고, 특히 소재와 산업재 섹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환율 역시 통념과는 달리 원화 강세기(달러 약세기)에 주가가 상승했다. 달러 강세의 진행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이다. 환율 변동이 기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매크로 환경과 기업의 가격전가 파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엔화 약세는 자동차업종에 부정적이지만 시장의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상기 내용은 당사의 의견이 아니며 의정부지점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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