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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6월 현삼식 양주시장과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양주시 통합 구두합의 ‘러브샷’. |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최근 내심에 가득찬 욕망을 채우기 위해 조급하게 뛰어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정부시, 양주시, 동두천시 통합논란 과정에서 특히 그러하다.
안병용 시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정부가 예정했던 대로(지난해 12월) 통합 권고안을 발표하지 않은 채 뜨뜻미지근하고, 게다가 통합 대상자인 양주시와 동두천시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도를 벗어난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4월22일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 ‘의양동 통합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3개시 공동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객관적이고 훌륭한 여론조사를 해서, 그 여론조사 데이터로 의회에서 의결하는 방식을 제안한다”며 “주민의사를 명쾌하게 알 수 있는 여론조사 방식은 몇천만원에 의정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양주와 동두천에서 인정하지 않을테니 공동으로 시장과 의회가 합의하면 갈등도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인 4월29일 양주, 동두천과 어떠한 합의나 대화 없이 단독으로 한국갤럽에 통합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해 두 지역의 반발만 사고 있다. 가뜩이나 지역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부채질을 한 셈이다.
안 시장은 신흥대 행정학 교수시절 시군통합을 연구한 ‘자타공인’ 통합론자다. 그의 주장이 다른 이들의 공감을 쉽게 얻어낼 만큼 학문적 성취를 보이고 있는지는 평가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통합을 강하게 피력한 것만큼은 인정 받고 있다.
그로 인해 안 시장이 통합에 더 적극적인지, 세간에 떠도는 바와 같이 초대 통합시장이 되고 싶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통합을 추진하는 그의 생각과 행동은 정도를 한참 벗어나 있어 우려된다. 첫째, 통합은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겉으로 드러난 안 시장 안중에는 그 대상이 없다. 둘째, 성공지상주의에 함몰돼 정당한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
안 시장은 “양주, 동두천 시장과 의회가 합의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지만 결국 의정부 단독으로 여론조사를 강행하여 예산만 낭비하고, 지역갈등을 심화시켰다. 양주, 동두천의 자존감을 묵살한 것이다. 특히 ‘거꾸로 가도 통합만 되면 된다’는 식으로 주민투표가 아닌 의회 의결을 요구한다. 주민투표율 33.3%를 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5월2일 동두천시 소요산에서 ‘찾아가는 융합적 도민안방’을 개최한 김문수 지사는 ‘정부에 주민투표가 아니라 의회 의결로 통합 찬반을 진행하도록 힘써달라’며 행패를 부린 의양동 통합 여성추진위 대표에게 “한 도시의 존폐를 결정 짓는 중대한 통합 결정을 주민을 대신하는 시의회가 결정하기보다는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진정한 주민자치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이 말 한마디로 안 시장의 성공지상주의를 초라하게 만들어버렸다.
독불장군이 성공하는 법은 흔치 않다. 안 시장은 그동안 소통과 섬김 등을 강조해왔으나, 실제로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전철 및 의정부뉴타운 문제, 고산동 토지보상 문제, 녹양동 차고지·장례식장 문제, 강세창 시의원과의 내용증명·고소 문제 등 주요 논란 때마다 본인의 자존심만 내세웠지 진정한 소통과는 거리가 멀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안 시장은 이제부터라도 소통과 섬김을 실천하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로 행정을 펼쳐야 한다. 행정학 교수라고 해서 행정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만 잘해서도 잘하는 게 아니다. 지금의 지방자치는 행정과 정치가 복합적으로 움직인다. 근본적으로 정체성을 교정해야 본인이 그토록 갈망하는 의양동 통합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의양동 통합은 이미 물 건너가는 조짐이다. 하물며 지금처럼 하면 될 일도 안되고, 되야 할 일도 안된다. 양주와 동두천에서 안 시장과 의정부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통합 반대라는 절벽에 정성을 다해 손을 내밀고, 더디더라도 소통해야 한다. 안병용 시장의 냉철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