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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상실한 사람들
  2013-06-24 14:07:16 입력

▲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저자
어린 딸이 있는 젊은 엄마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안면마비증세가 찾아왔다. 얼굴의 절반이 마비된 것이다. 오른쪽 신경은 살아있었지만 왼쪽 신경은 완전히 무감각해졌다. 웃으려고 해도 오른쪽 입 꼬리만 올라가고 왼쪽 입 꼬리는 올라가지 않았다.

오른쪽 눈은 깜빡일 수 있는데 왼쪽 눈은 깜빡일 수 없게 되었다. 그가 웃게 되면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다른 이들에게 꼭 비웃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진짜 슬픈 일은 그의 딸에게서 엄마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아줌마는 진짜 우리 엄마가 아니에요. 진짜 우리 엄마는 어디 갔어요?”

안면마비는 대개 다른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이 아이의 엄마처럼 어린 딸의 이런 변화는 단순한 인간관계 상실을 넘어 존재의 상실까지 겪게 한다. 무표정한 얼굴은 상대방에게 심각한 개인적 감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웃지 않는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없거나 나를 전혀 이해하지 않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파킨슨씨병에 걸리면 손, 발, 몸이 떨리는 증세와 어눌한 말씨 등의 증세가 동반되며 안면마비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얼굴근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웃거나 찡그리지 못하고 얼굴 근육을 빨리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마비증세는 갈수록 심해지는데 이 때 무표정한 현상을 ‘파킨슨 가면’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되면 감정, 생각, 개성을 나타내는 우리 몸의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파킨슨병에 걸린 것을 알고 있어도 그가 파킨슨 가면을 의도적으로 짓고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배우자들조차도 아무런 표정을 보이지 않는 환자를 보면서 좌절할 때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감정이 나타나지 않는 굳은 얼굴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나를 무시하고 있구나’라는 오해를 받는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자신이 아무리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은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메시지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들은 자신이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대답했다고 하지만 이런 감정들이 전혀 표출되지 않는 것이다. 웃음이 사라지면서 소통이 끊어져 버리고 인간관계가 날아가 버리게 된다.

어린 아이들에게서도 웃음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뫼비우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을 뫼비안(Moebian)이라고 부른다. 뫼비안들은 물론 자신도 불행하지만 부모들 역시 웃음이 사라지게 된다. 아기의 웃음을 보지 못한 부모들은 아이가 자라면서 또래 아이들에게 받을 고통, 냉대, 사회에 나가 받을 차별을 생각하며 근심, 걱정의 표정이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 환자의 넓적다리에서 신경 근육 조직을 잘라내 볼 주변에 이식하는 수술을 함으로써 턱에 가늘게 실룩거리는 움직임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완벽한 웃음은 아니지만 웃음과 비슷한 감정의 표현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은 기적이라고 여기며 기뻐하고 있다. 자폐아들도 사교적 웃음이 거의 없고 얼굴 표정이 거의 없이 불규칙한 표정을 짓고 사람들과 눈 맞춤을 하지 않는다. 주변 사물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기 세계에만 빠져있는 아이들을 보고 1943년 ‘레오 카너’가 질병으로 간주하여 ‘자폐(autistic aloneness)’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냈다.

자폐아들은 사물의 객관적인 특성에는 주의를 기울이지만 인간의 얼굴에 나타나는 정서적 특징들은 무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폐아와 정상아들에게 사람들의 사진을 나누어 주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진을 분류해 보라고 하였다. 정상아들은 사진을 얼굴표정에 따라 분류했다. 웃는 사람은 웃는 사람끼리, 슬퍼 보이는 사람은 슬퍼 보이는 사람끼리 모았다. 그러나 자폐아들은 얼굴 표정은 무시하고 사람들이 쓰고 있는 모자에 따라 분류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웃음이 사라진 안면마비, 파킨슨병, 뫼비우스 증후군, 자폐성 장애는 주변사람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도전을 주게 된다. 그리고 그 얼굴 표정이 사회적 관계에 단절을 가져온다. 신체적 결함으로 웃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도 인간은 표정에 의지하여 많은 판단과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인간관계 상실은 필연적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웃음은 사회 속에서 서로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다. 웃을 수 있는 한 감사해야 한다. 오늘도 한바탕 웃고 자신있게 나아가자.

2013-06-24 14:14:07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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