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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야릇한 현수막이 국기게양대에 걸려 있다. |
양주시가 현충일 전날인 지난 6월5일 시청에서 술판을 벌이고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깃발과 현수막을 내건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내부고발자를 색출하려는 독재적 발상으로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양주시 유사 이래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다. 현삼식 시장의 독단적 스타일에 따른 내부고발자 색출 지시가 있었거나, 아니면 그에게 과잉충성하려는 일부 공직자들의 과욕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사건이다. 내부고발자가 색출됐다면 양주시는 그에 따른 보복을 일삼았을 것이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양주시가 청내 CCTV를 뒤져 공무원 줄넘기대회와 국기게양대에 버젓이 걸린 이상한 현수막을 촬영한 공무원을 색출하려고 한 사실은 어찌보면 무리가 아닐 수도 있다. 전국적으로 파문이 불거진 6월7일 시청 홈페이지에 ‘언론보도 해명글’을 올려 “욱일승천기를 닮았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른 과장, 왜곡”이라며 “우리시의 순수한 경연대회 진행내용과 다르게 표현되었다”고 주장했다. 사과나 반성이 전혀 없이 변명 일색인 해명글은, 그동안 ‘양주시는 언제나 옳기 때문에 어떠한 비판이나 지적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불통행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와 소주, 막걸리가 돌고 근무시간을 1시간 앞당겨 민원인들에게 피해를 준 공직기강 해이, 국기게양대에 현수막을 내거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몰상식한 행태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현삼식 시장이 이런 인식을 보이는 것이 개인 성품인지, 아니면 일부 과잉충성자들에게 둘러싸여 ‘벌거숭이 임금님’이 된 것인지 알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 6월13일에는 양주시가 중징계를 요구한 보건소 직원이 경기도 인사위원회에서 진통 끝에 경징계를 받는 등 과잉·표적감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 직원은 지난 2011년 양주시보건소의 횡령 사건 등을 언론에 제보한 의심을 산 사람이었다. 양주시는 이 직원을 ‘업무상 배임, 허위공문서 작성, 횡령’ 등 3가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나, 검찰은 30만원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다. 양주시는 이 직원에 대한 감사를 보건소가 현삼식 시장에게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내부의 잘못을 외부에 알린 내부고발자를 색출하려는 양주시가 정상적인 행정집단인지는 시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다만 내부고발자를 ‘간첩 잡듯 뒤를 파는’ 행태가 반복되는 한 양주시의 청렴과 미래발전은 공염불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시장 측근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조치되거나 뇌물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은 별개 사건이 아니다.
반성하고 인정하면 끝날 일을 오히려 이상한 방향으로 악화시키는 게 양주시라면 아무도 직언과 충언, 고언을 하지 않을 것이다. ‘벌거숭이 임금님’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게 더욱 안쓰러운 노릇이기도 하거니와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맡아야 할 몫이어서 숨이 막힌다. 양주시가 이번 일들을 기회로 환골탈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