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눈물도둑
단 한번도 꿈꾸지 못한 혁명같은 은유가 내 눈 속에 흐르지만
눈물 주를 벗 삼아 눈물의 고갈에 대해 말하지 않으리
내 눈물을 훔쳐 한낱 위안으로 삼은 네가 지금쯤 슬픔에 잠겨 펑펑 울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네가 다녀간 후로
눈이 각박하다
눈썰미도 사라지고 안목의 잣대도 희미해졌다
안구 건조증의 눈에 비친 세상은
변심한 애인의 유두처럼
쭈글거린다
말라버린 세상의 눈에
인공누액을 넣는다
눈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누액이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린다
미끄러운 바위에 착지하지 못한 빗방울처럼 너를 향해 흐르는 관성 멈출 수 없는건
아직도 애써 참아야 할 짜디 짠 눈물이 내 안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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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종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