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의 안보의식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전백지화선언, 남북불가침합의 무효 선언 등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대단히도 태연자약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오히려 주변 국가들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어느 설문조사에 의하면 중ㆍ고등학생 뿐 아니라 성인들조차 6ㆍ25가 몇 년도에 시작됐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얼마 전 6.25의 남침 북침 논쟁도 결국에는 안보의식 부재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전쟁의 끔찍함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국군과 UN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였지만 6ㆍ25는 동족상잔의 상처로 남았고 한반도의 모든 것은 폐허가 되어버렸다. 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인명피해와 물적 피해는 유엔군 초대 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의 증언에서 잘 나타나 있다. 1951년 의회 청문회에서 그는 “평생을 전쟁 속에서 보낸 본관과 같은 군인에게조차 이러한 비참함은 처음이어서 무수한 시체를 보았을 때 구토하고 말았다.”고 고백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픔을 딛고 노력하여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OECD 가입, IT강국 등 몇 십 년 만에 상상할 수도 없었던 발전을 이루었다. 이토록 상상할 수도 없이 발전해버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우리들인지라 진정으로 과거의 아픔을 공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 하여도 겪어보지 않았음을 면죄부로 삼아 명백한 사실을 망각하여서는 아니 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고 말씀하셨다. 정전 60주년인 지금 우리는 6ㆍ25가 얼마나 큰 비극이었는지 얼마나 힘겹게 얻은 평화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지나간 사실에 대한 명확한 인지를 바탕으로 현실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가야 한다.
레밍(lemming) 또는 나그네쥐라고 불리는 설치류는 3∼4년마다 떼로 바다에 빠져 죽는다. 저곳으로 가면 죽는다는 것을 금세 또 잊고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자칫하면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버릴 수 있다. 앞에 제 동료가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보고도 똑같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그런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분명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등 북한의 도발은 계속되고 있다. 항상 그래왔듯이 북한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 위협이나 도발 등 벼랑끝 전술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의 정권이 바뀌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불안정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또 무력도발을 해올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떠한 병도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 보훈의식을 가지고 호국영령들이 피로 지킨 소중한 우리나라를 전 국민이 마음을 모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