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뿌리 깊고 퇴행적인 부패정치 완전히 추방하자
유권자중심 환경, 선거운동 자유확대, 선거비 투명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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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은 지도계장 |
현행 공직선거법은 엄격한 규제를 통해 선거의 부정을 방지하고 공정성을 확보하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으나, 유권자와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법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선거환경 조성, 후보자의 선거운동 자유 대폭 확대, 선거비용 투명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6월5일 국회에 제출하였다.
2012년 양대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정당·후보자, 언론,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다양한 의견을 모아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 여러 차례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를 통해 개정의견안을 마련하였고, 이후 개정의견안에 대하여 언론과 학회 등 관계기관 업무협의 및 공청회 등을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유권자 등의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선거비용 투명성을 강화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이번 개정의견이 우리 사회에 안착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실제로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의식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감시로 만들어야할 깨끗한 선거문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실시된 국회의원이나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는 대부분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하여 당선무효되거나 피선거권이 상실된 경우이다. 가평군은 전임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군수직을 상실한데 이어서, 후임 군수도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어 군수직을 상실함에 따라 또 한번 홍역을 치렀다.
오는 10월 재·보궐선거 역시 정치권에 적잖은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벌써부터 출마 예상자들의 불법 사전선거운동으로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깨끗한 선거를 기대하는 선관위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려되는 바 없지 않다. 선관위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감시·단속을 한다 해도 절대 인원의 부족으로 단속에 한계가 있다. 이제는 불법선거운동을 감시하는 시민의 눈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형편이다.
대부분 시·군·구 소재 지역선관위의 경우, 직원이 여직원과 공익근무요원 등을 포함 모두 6~10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듯 선거인력이 적은데다 선거관리를 위한 법정절차사무가 많아 위법행위 감시·단속은 2~3명이 전담한다. 각 선거구별로 최소한 3~5명의 후보가 난립해 4~5개 조의 선거운동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선거판에서 ‘부정의 손길’은 ‘감시의 발길’보다 언제나 한발 빠르다.
부족한 선거감시 인력을 메우기 위해 선관위가 선거부정감시단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실질적인 감시단 인력은 선거일전 60일 전부터 운영하도록 하고 있어 선거기간 훨씬 전부터 은밀하게 벌어지는 각종 불법선거운동 행위는 선관위의 단속 그물망을 쉽게 빠져나간다. 선관위가 선거일 120일 전부터 감시단 활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고 있지만, 최근 여러 정치 관련 상황을 살펴보면 쉽게 법 개정에 반영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싶다.
감시·단속 인력의 인적 구성도 미흡하다. 지역선관위별로 30~50명 정도로 구성되는 감시단원의 대부분은 40대 이상 자영업자나 주부들이다. 한 달여의 활동기간 동안 사실상 생업을 포기하고 이 일에만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대학생이나 일반 직장인으로선 선거부정감시에 힘을 보태기가 어려운 조건이다.
돈을 주고받는 현장을 발견하면 그 즉시 제보하는 실질적인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선거판이 깨끗해진다. SNS나 모바일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삼을 경우, 부정선거 감시를 위한 사전교육 및 정보교환이 더욱 원활해지고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전업감시의 부담도 상당히 벗을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도입된 선거부정감시단이 지난 4월1일부터 공정선거지원단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번 기회에 일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체의 부정·불법선거운동을 감시하는 촘촘한 ‘시민감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전 국민적인 불법선거운동 감시망을 만들어내야 비로소 우리 사회에 뿌리 깊고 퇴행적인 부패정치를 완전히 추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