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미국’ 이스라엘이 지난달 25일부터 무장단체(하마스)에 납치된 길라드 샬리트(19) 상병을 구출한다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공습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29일에도 나세르 샤에르 부총리를 포함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각료 10여명을 구금했다. 라말라와 예루살렘 등지에선 하마스 출신 자치의회 의원 20여명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칼킬랴에선 하마스 출신 시장과 부시장을 체포했다. 이달 2일 새벽에는 하마스 출신인 이스마일 하니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 집무실을 헬리콥터로 공격했다. 12일에는 레바논 무장단체(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2명을 납치하자 레바논으로까지 전선을 넓혔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보복공격으로 두 나라 민간인이 무참하게 살육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하마스 지도자 칼리드 마셜을 암살하겠다며 시리아 침공을 거론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해온 시리아와 이란까지 총부리를 겨눌 태세다. ‘제5차 중동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대교도인 이스라엘이 야만적인 전쟁을 통해 다른 종교의 아랍 국가들을 철저히 파괴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방위비로 국내총생산 7.7%에 해당하는 94억7천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군사대국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으니 중동 전체와 맞붙어도 겁날 게 없다.
1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은 ‘중동의 깡패국가’임에 틀림없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악의 축’, ‘깡패국가’ 등으로 다른 나라를 무시하고 전쟁을 벌이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14일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전쟁행위에 대해 “이스라엘은 자위권이 있다”고 박수를 쳤다.
16일에는 미국의 주도로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북한이 ‘자위권’이라고 주장하는데도 ‘악의 축’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는 이스라엘의 야만적 전쟁을 승인하는 것처럼 강고하다. 자위권은 선택받은 국가에만 미국이 부여하는 ‘신의 권리’가 됐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네가 하면 불륜이니, 힘이란 위대하다? 유종규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