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호 의장과 안병용 시장.

의정부시가 경기도의회를 업신여기는 이해못할 의전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 주관 및 시비 지원 사회단체 주관 행사에 의정부 출신 경기도의회 김경호 의장(민주, 의정부2)을 초청하고선 정작 축사는 배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호 의장은 지방자치 역사상 의정부시에서는 최초로 도의회 의장이 된 인물이다.  

의정부시는 안병용 시장 취임 이후 시 주관 및 시비 지원 사회단체 주관 행사의 의전을 간소화하겠다는 취지로 2010년 11월29일과 2011년 11월16일 두 차례에 걸쳐 의전지침을 만들고, 이를 각 부서 및 민간사회단체에 배부했다.

이 의전지침에 따르면, 시 주관 행사의 식사와 기념사는 시장이, 환영사와 격려사 및 축사는 국회의원과 시의회 의장만 하도록 되어 있다.

사회단체 주관 행사의 경우 식사와 기념사는 단체장이, 환영사와 격려사 및 축사는 시장, 국회의원, 시의회 의장만 하도록 했다. 다만, 시 주관 행사에 도지사와 부지사가 참석할 경우 이들에게 축사 시간을 마련키로 했다.

그런데 지난 7월16일 의정부 출신 김경호 도의원이 도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뒤 의정부시는 일부 행사 때 축사를 부탁하다가, 8월26일부터 갑자기 모든 행사의 축사를 배제시키고 있다.

특히 김 의장에게 축사를 부탁하며 일정을 조율한 한 행사는 이유 없이 축사 시간이 사라졌는가 하면, 시의 지침을 거부하고 축사를 부탁한 어떤 민간행사에는 공무원들이 내년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가 경기도의회를 업신여기며 경기도와 도의회의 예산 및 사업 협조를 사실상 포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의정부시가 내년 지방선거 때 의정부시장에 도전하려는 김경호 의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도비 지원 행사 때는 도의회 의장에게 축사를 부탁할 수는 있지만 나머지는 우리시 의전지침을 따르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의정부시의회 한 의원은 “경기도의회는 경기도를 감시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곳으로 도지사와 동급”이라며 “최소한 부지사와 같은 의전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공무원들이 안병용 시장 라이벌인 김경호 의장을 알아서 경계하는 것이지 시장이 지시했겠냐”며 “의정부시가 속좁은 모습으로 비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경기도의원은 “의정부시가 경기도 예산을 포기한 것 아니냐”며 “민간단체까지 간섭하는 등 다분히 정치적인 고의성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