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종일/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장 |
미국 연방정부 폐쇄가 2주일째 이어지고 있고, 10월17일까지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의 부도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미국의 부도와 같은 극단적인 결과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암묵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11년 8월 미국의 부채 한도 상향 조정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자 S&P가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었던 것을 상기해본다면 미국 정치권이 무모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갤럽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공화당 지지도가 9월 38%에서 10월에 28%로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져 조사가 시작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양보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지도도 한 달 전에 비해 4%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43%로 공화당에 비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이 어느 정도는 양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관심사는 당연히 10월17일 이전에 미국 의회가 합의를 통해 정부 부도를 방지할 가능성이다. 현재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공화당이 어느 정도는 양보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을 피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임시방편의 합의를 통해 또 다시 문제를 뒤로 미루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 역시 상당히 높다. 작은 정부와 감세를 주장하는 공화당 입장에서 보면 오바마케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 역시 정부 부도 사태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다급할 경우 일단 몇 주 뒤로 문제를 미루는데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양당 상원 대표들이 내년 1월15일까지 쓸 수 있도록 9860억 달러 규모의 임시예산안을 마련하고, 정부 부채 한도를 내년 2월15일까지 더 쓸 수 있도록 상향 조정하는데 합의를 진행하고 있는 점도 완전한 해결이 아닌 미봉책으로 이번 사태가 일단 진정될 것임을 보여준다.
미국의 정치적 이슈와는 별개로 글로벌 경제지표는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뉴스를 전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상반기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8월에 이어 9월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었고, 한은 BSI 역시 기준선을 넘지는 못했지만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국, 유로존 PMI 역시 50선 위를 유지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고무적이고, 논란이 많은 중국의 GDP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수급적인 측면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셧다운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고, 그동안 1950포인트 이후 지속적으로 출회되던 투신권의 매물 압력 역시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수급적인 측면을 봐도 국내증시의 외국인 순매수는 2일에도 지속되며 2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셧다운 발표 이후 당일 미국과 유럽 증시도 조정 이후 최근 상승세로 전환되었는데, 원인이 무엇이든 미국 정치 불안과 관련된 해답은 시장이 이미 줬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상황은 글로벌 경제지표, 국내 경기지표, 증시내 수급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진 상황이다. 한국 증시는 고점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상기 내용은 당사의 의견이 아니며 의정부지점의 견해입니다.)
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
031-829-1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