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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일/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장 |
최근 강세를 이어오던 한국증시가 11월 들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단위로 2.67% 하락하여 2000포인트를 하회한 채 마감했는데, 무엇보다 그간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의 ‘Buy Korea세’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기금을 제외한 국내기관은 10월 시장이 강세를 보이던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여부에 좌우되는 우리 시장의 취약한 수급구조가 다시 한번 아쉬움이 드는 상황이다.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지난 9월초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던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Tapering) 우려가 재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조세를 시현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일조했으나, 이는 역으로 Tapering 시행 가능성을 높이며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초 시장에서 보여지듯 미 연준의 유동성 축소 움직임은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이머징 국가에서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며, 한국도 여기 해당된다. 10월 들어 타 이머징 국가 대비 상대적인 안정성이 부각되며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가 강하게 들어왔으나 Tapering 우려 재부각 및 받아주는 유동성이 부족하자 먼저 내려온 형국이라고 보여진다.
한편, 긍정적인 요인은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제상황이다. 미국이 바야흐로 연말 소비시즌에 들어가고 있는데 전미소매협회(NRF)는 11~12월 미 소매판매를 전년 동월비 3.9%로 낙관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인 3.3%를 크게 웃도는 전망수준이다.
지난 해에 비해 고용이 개선됐고 저금리 혜택이 가계소득과 소비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 예측이다. 고용시간 증대와 완만한 임금상승, 그리고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소득 효과 등도 이러한 예측을 지지해 준다. 연말까지 한국이나 여타 신흥국들의 대미수출이 그럭저럭 괜찮게 나올만한 환경이라 본다. 이번 연말 미국 소비시즌의 소매매출 동향은 내년도 글로벌 경기확장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이 의외로 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지난 7일 미 상무부에서 발표한 3분기 GDP성장률(잠정치)은 시장 예상치(연율 2.0%)와 지난 2분기(연율 2.5%) 대비 높은 연율 2.8%를 기록했으며, 전반적으로 기업재고 증가와 무역수지 개선 등이 기대 이상의 성장률 호조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및 중국의 경제지표도 호조를 나타내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유럽, 중국의 3축이 동시에 확장세에 들어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에 연동해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그림은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보여진다. 이는 위에 언급되었듯이 미 연준의 유동성 축소 움직임이 이머징 국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증시도 외국인 매도세를 감내할 만큼 수급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국증시의 랠리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큰 그림에서 한국증시도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변함없다.
(상기 내용은 당사의 의견이 아니며 의정부지점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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