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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일/한국투자증권 의정부지점장 |
연초 개장하자마자 2000포인트를 넘기며 상큼하게 출발했던 코스피는 상반기 내내 경기부진과 기업실적 악화, 외국인 매도에 시달리며 6월에는 1700포인트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하여 다시 200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결과적으로 상고중저하고의 V자 형태가 되었고 시장의 방향을 결정한 주요 변수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2013년 주식시장은 선직국 강세, 이머징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선진국 시장이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에 힘입어 20% 수준 상승한 반면 이머징 국가는 내수 버블 우려, 경상수지 적자 확대, 출구전략 파장 등으로 대부분 하락하였다. 경제수준으로 볼 때 선진국과 이머징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은 그 위상에 걸맞는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미국의 성장률이 뒷걸음질 치고, 유럽 경제 역시 연간 기준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에 가까운 부진으로 보였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특히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결정적이었다. 반면 양적완화 과정에서 풀린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 수년간 상대적으로 호황을 구가했던 이머징 국가는 축적된 버블과 출구전략 우려로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였다.
5월22일 출구전략을 시사하는 미 연준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세계 자금시장 흐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금리가 급등하고 채권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었다. 그 이후 양적완화 축소(Taperimg)는 증시를 좌우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 2009년 양적완화 정책이 처음 실시된 이후 진행되었던 채권시장의 강세는 거의 마감된 것으로 보인다.
5월22일 버냉키 쇼크를 전후로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는 두 가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글로벌 유동성은 주식보다는 채권시장으로, 그리고 선진국보다는 이머징마켓으로 몰렸었다. 그러나 5월 이후 유동성은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머징에서 선진국으로 완전히 역전되었다.
사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금 이동은 버냉키의 출구전략 발언이 있기 전부터 조금씩 감지되고 있었다. 미국 국채금리는 5월 초부터 상승을 시작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빠져나가던 선진국의 주식형 펀드 플로우는 2012년 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수년간 지속되었던 초저금리에 인내심을 보이던 자금들이 드디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9월로 예상되었던 테이퍼링이 뒤로 미뤄지면서 금리가 반락하고 이머징 국가의 환율도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나 이와 같은 되돌림은 일시적인 것으로 5월 이후 진행된 기조적 변화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앞으로 1~2년 이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내년 한국 주식시장을 관통할 주요 키워드는 ‘자금 이동(Money Returns)’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금 이동은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이 가속화되며, 내년 국내외 경제의 회복세와 기업실적 개선을 동반해서 유럽 재정위기 이후 빠져나갔던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상기 내용은 당사의 의견이 아니며 의정부지점의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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