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전면재검토 공약 번복 ‘치적쌓기 둔갑’ 무리수
경전철 환승할인을 둘러싸고 의정부시와 경전철사업자간에 분쟁과 갈등이 깊다. 누구 하나 환승할인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다. 급기야 소위 관변단체와 이익단체들이 사업자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난립하면서 시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사업자는 지난 9월30일 의정부시가 2014년 1월부터 경전철에 환승할인을 도입하겠다고 해놓고 환승할인으로 인한 시민들의 편익비용을 사업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시위용 현수막을 경전철 각 역사에 걸면서 분쟁이 깊어졌다.
이와 관련하여 사업자가 의정부시 세금을 거저 받아먹으려 한다고 비판하는 시민들도 있고, 환승할인이 안돼 사업자가 파산하거나 계약해지 되면 막대한 자금을 사업자에게 물어줘야 하는데 그깟 환승할인 부담을 기피하느냐고 의정부시를 비난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보면 환승할인 논쟁 이면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누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환승보조금 매년 46억 발생
통합환승할인이란 서로 다른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교통수단과 요금체계를 통합거리비례요금제 방식으로 변경하여 환승횟수 및 교통수단과 상관없이 이용한 거리만큼만 요금을 지불하는 체계다. 기본운임 외 10㎞를 초과하는 경우 5㎞당 100원의 운임을 추가부담하고 40㎞를 초과하는 경우 10㎞마다 100원씩 가산하는 방식이다.
경기도와 의정부시는 이용객의 환승으로 인한 할인요금을 사업자에게 기본요금과의 차액분 만큼 보전해줘야 한다. 실제 2012년에 경기도 전체의 환승할인 부담금 지원예산은 1,910억원이다. 그 중에서 경기도는 30%(573억원)를 책임지고 있으며 해당 자치단체가 나머지 70%인 1,337억원을 사업자에게 지원하고 있다.
의정부시의 경우 2012년 버스, 마을버스 등 사업자에게 지출한 환승할인 보조금은 약 45억여원에 이른다. 의정부시가 의정부경전철 환승할인 시스템 도입을 위해 추정한 환승할인 보조금은 46억원이다. 그 중에서 경기도에서 보전받는 30%를 제외한 70%에 해당하는 보조금 32억원을 매년 경전철 사업자에게 물어줘야 한다. 경전철 환승할인으로 인하여 의정부시 재정부담은 기존의 버스 등을 포함하여 77억원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경전철사업자의 경영개선이나 이용객 향상을 위한 자구적인 노력 없이 환승할인 도입만으로도 사업자는 매년 46억원을 보장받게 된다. 사업자의 남은 운영기간 28년 6개월(2042년 7월1일)로 계산하면 총 1,311억원을 민간사업자에게 환승할인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의정부시민들의 보편적 교통편익을 위해 이 정도 지출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이기에 의정부시와 사업자간 갈등으로 비화된 것일까? 왜 경전철 개통 초기부터 환승할인을 도입하지 않았을까? 환승할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의정부경전철에 통합환승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의정부시와 경기도가 실시협약 당시 통합환승할인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통합환승할인 적용을 예측하지 않은 상태에서 2006년 4월 실시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후 2007년 7월부터 경기도가 수도권통합환승체계에 편입되면서 환승할인은 의정부경전철의 새로운 변수가 된 것이다.
즉, 경전철 이용수요를 예측할 당시 환승할인 수요를 적용하여 이용수요예측을 하지 않았고 실시협약에도 환승할인 관련 내용을 담아 협약변경을 하지 않았다. 결국 환승체계에 대한 실시협약 변경 없이 개통하게 되었던 것이다. 경전철 개통과 함께 환승할인 적용 요구가 있었고 개통식에서도 김문수 지사의 환승할인 약속이 있었지만 실제 2013년이 되어서야 논란 끝에 환승할인 적용이 확정되었다.
MRG보조금 대책이 급선무
경전철 시민모임에서는 환승할인 자체의 문제보다는 최소운영수입보조금(MRG)이 추가적으로 지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환승할인을 도입하더라도 추가적인 MRG보조금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하였다. MRG란 예측이용수요보다 실제 이용승객이 적어지면 예측이용수요의 80%까지 의정부시가 세금으로 보전해주기로 한 약정이다. 의정부시의 경우 이용객이 예측수요보다 50% 미만이면 한 푼도 물어주지 않고 50%가 넘어가면 예측이용수요의 80%까지 차액부분을 물어줘야 한다.
2013년 예측이용수요는 89,589명이다. 현재 하루 평균 이용객이 15,208명(16.9%)으로 MRG보조금을 한 푼도 안물어주고 있다. 그러나 환승할인이 도입되면 이용객 상승으로 50%가 넘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의정부경전철 사업자가 통합환승할인 적용시 이용수요를 검토(한국철도기술연구원)한 바에 따르면 2016년부터 이용객이 51.5%로 나타났다. 그렇게 되면 의정부시는 환승할인 보조금 외에도 MRG보조금으로 161억원(2016년 기준)을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의정부시는 환승할인 도입을 약속해놓고 경전철 이용수요예측의 잘못된 점을 수정하거나 변경하려는 노력없이 사업자에게 환승할인 보조금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할인분담금을 일부 떠넘기려다가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의정부경전철은 민간투자사업이다. 민간사업자가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참여한 사업이다. 민간사업자도 이용수요예측 등 협약을 통해 이용객이 충분하다고 보았고, 투자하였다. 그렇다면 민간사업자의 투자실패는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자는 각종 할인보조금과 환승할인에 따른 승수효과만을 기대하고, 투자실패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태도가 분쟁을 키운 측면이 크다.
경전철사업은 애초부터 추진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의정부시의 일방적인 독주에 의해 많은 사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제 경전철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해법찾기를 해야 한다. 그러나 해법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너무나 좁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이 문제를 차근 차근 되짚어야 한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경전철
경전철 시민모임은 지난 11월15일 아주 기초적인 상식에 따라 문제해결 의지를 촉구한 바 있다. 기자회견 이후 많은 분들로부터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지지의사를 확인하였고, 이제 그러한 방향으로 시민들을 만나려고 한다.
우선 경전철사업의 근본문제인 이용수요 과다예측 부분을 따져봐야 한다. 경전철사업이 파행에 이르게 된 근본원인은 이용수요를 잘못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다예측의 원인과 잘못을 따져서 원인이 밝혀지면 당장 실시협약을 수정해야I 마땅하다. 이미 감사원에서도 이용수요예측의 근본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기도 하였다.
두 번째로, 경전철 건설원가를 포함한 총사업비를 검증하여 사업비가 부풀려지지 않았는지 밝혀내야 한다. 실시협약을 변경하여 이용수요를 바로잡으면 이용요금이 상승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경전철에 투자한 민간투자비는 이용요금으로 환수해가도록 짜여졌기 때문이다. 총사업비와 이용요금, 이용수요는 정비례 관계다. 그러므로 이용수요를 바로잡게 되면 고정된 민간 투자사업비를 회수하기 위해 이용요금을 올려야 한다.
거꾸로 되짚어 보면 협약이용수요가 무리하게 과다추정되어야 사업비를 부풀릴 수 있고 부풀린 사업비를 적정하게 조정하려면 이용수요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상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용수요가 부풀려졌다면 사업비도 무리하게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너무 높다. 그러므로 총사업비 검증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는 실시협약 해지시 지급비용 산정이나 사업방식을 비용보조방식으로 변경하는 경우에도 필요한 절차다.
시장 등 의정부시에 책임추궁
세 번째, 책임자에 대한 분명한 처벌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안병용 시장은 이미 전임 시장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고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사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무리한 개통을 위해 준공확인을 졸속으로 처리한 잘못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경전철 전면재검토를 약속했던 시장이 이용활성화로 입장을 번복하고, 오히려 치적쌓기로 둔갑시키려 무리수를 두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취임 2주년을 기념하여 개통에 급급해 차량성능시험이 완료되기도 전 영업시운전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알면서도 의정부시는 눈감아주고 준공확인을 해주었다. 철도안전법은 물론 시민 안전까지 무시한 의정부시장은 지금이라도 분명히 사과하고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 또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정밀한 점검을 재실시하여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마땅하다.
경전철 환승할인은 분담금 문제를 떠나 근본적으로 시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위에서 제기한 세가지 해법만이라도 시민들과 함께하겠다는 공개행정의 원칙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제는 경전철로 인한 긴 어둠의 터널에서 헤어나야 한다. 시민들의 분노가 시한폭탄처럼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고 원칙을 바로잡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