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도입부터 잘못 꿰어져…무분별한 토건개발사업이다
의정부경전철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경전철 사업은 의정부시의 인구구조 변화와 미래 교통상황에 견주어 최선의 대안이 아니었다. 경전철 사업은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가 소요되는 사업인만큼 면밀하게 사업성을 검토하고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했다.
의정부경전철에 대하여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과장된 이용수요예측으로 사업비가 부풀려지고 건설과정에서도 부적정한 업무처리와 성급한 준공처리로 주민들에게 큰 불편과 걱정을 떠 넘기고 이용률 저하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가 누적되어 이제 곧 파산이냐 철거냐 아니면 엄청난 재정(혈세)투입이냐 막다른 수순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문제를 키운 의정부시는 모든 정보를 독점하면서 자신들만이 문제해결을 주도할 수 있는 양 오만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고,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의정부시장은 정치적으로 이용한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문은커녕 경전철에 대해 이야기 할 때마다 교수출신답게 시민들을 가르치기에 바쁘다.
지금이라도 의정부경전철 사업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따져 어디서부터 꼬였을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꼬이고 얽힌 실타래를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무분별하게 추진된 토건 개발사업의 교훈이라도 얻어야 한다. 그것이 문제해법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왜 추진되었나
의정부시의 경전철 도입 검토배경 이유를 살펴보면 의문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의정부시의 발표를 살펴보자.
“1990년 장암동에 서울시에서 추진한 지하철 7호선 차량기지 설치에 따른 도시계획시설이 우리시의 반대로 보류되자, 서울시에서는 ▶경원선 도봉산역 연계 환승체계 구축 ▶동부순환로의 서울시간 도로 연결사업 ▶수락산역 주변환승센터 설치 ▶차량기지내 간이역(장암역) 설치계획을 제안”하였고 당시 “의정부시는 7호선을 의정부시 민락동까지 연장제안을 하였으나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93년 7월17일 지하철 7호선 노선연장 타당성 용역을 한국교통문제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7호선 ‘노선연장과 상응되는 경량전철이 타당성 있다’는 용역결과에 따라 서울시의 4가지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의정부시는 “지하철 7호선 연계노선 경전철 건설·운영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여 현재의 경전철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의정부시 발표대로 보면 애초에 차량기지 설치에 대하여 의정부시가 반대하여 보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차량기지 설치 계획은 초기에 이미 서울시에 주도권을 넘겨줘서 7만8천평을 서울시에 빼앗겨버렸고, 그 이후 차량기지 설치에 따라 부가적으로 노선연장을 요청하였으나 서울시가 받아들여주지 않자 의정부시가 엉뚱하게도 노선연장이 아닌 경전철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이를 보다 상세히 풀어내 보자. 1990년 2월25일 서울시는 장암동 일대에 7호선 도봉차량기지를 설치하겠다는 협의요청을 해왔다. 그러자 의정부시는 91년 3월 차량기지 설치에 대한 도시계획의 결정입안권을 서울시에 위임해 버렸다. 처음부터 차량기지 설치계획에 대하여 서울시가 결정의 주도권을 갖도록 한 것이다.
91년 7월 서울시가 차량기지 설치를 위한 절차에 따라 의정부시에 의견을 물어오자 당시 의정부시의회는 “도봉차량기지는 서울시에 설치함이 타당하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었고, 의정부시는 지하철 7호선을 북부역(현재 가능역)까지 연장운행해 달라는 의견만을 표시하였다.
그러나 91년 11월26일 정부 주무부서인 건설부(현재 국토교통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장암동 7만8천평에 7호선 차량기지를 설치하기로 확정해버렸다. 처음부터 서울시에 주도권을 넘겨준 결과 서울시 입맛대로 장암동 차량기지를 빼앗긴 것이다. 당시 관선시장(김상호 시장) 시절이긴 했지만 의정부시의 무능과 소극적 대응의 결과이다.
이후부터는 차량기지 설치에 대한 부가적인 요구사항을 놓고 서울시와 의정부시의 입장조율 분쟁만이 있었을 뿐이다. 서울시는 이미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므로 의정부시의 노선연장 요구에 대하여 북부역까지의 7호선 연장은 국철과 지하철의 시스템 상이 문제로 불가능하고 대신 도봉산역 환승기능과 수락산역 환승센터 설치, 차량기지내 간이역(현재 장암역)만 설치하겠다고 하면서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이다.
경기도는 7호선 장암차량기지 설치 결정에 따라 개발제한구역내의 행위허가를 위한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하기 위해 지방도시계획위원회를 열었으나 서울시와 의정부시의 노선연장을 놓고 당사자간에 분쟁이 깊어지자 서로 충분히 협의하도록 요구하면서 결정을 보류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93년 2월4일 서울지하철본부장이 의정부시에 경량철도를 제안하면서 최초로 경전철 사업이 검토되기 시작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의정부시 발표처럼 “차량기지 설치를 의정부시가 반대하여 보류되자 서울시가 도봉산역 환승센터 설치 등 4가지 제안을 하고 의정부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경전철 사업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장암차량기지를 서울시에 빼앗긴 이후 노선연장 요청을 서울시가 받아들여주지 않자 의정부시가 7호선과의 연계사업으로 경전철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그렇다고 서울시가 차량기지 설치 대가로 해준 것은 경전철 타당성 용역비와 위 4가지 제안사항과 경전철 사업비 분담금 144억원(2012년 행감)에 불과하다.
7호선과 연계한다 하고
1호선 의존도만 높아져
그렇다면 경전철 사업은 최소한 7호선과 연계성이 있게 짜여질 필요가 있었다. 실제 의정부시도 지하철 7호선 연계성 차원에서 경전철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재 경전철은 엉뚱하게도 1호선과의 연계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장암동 차량기지 터를 빼앗기고 나서 의정부시가 받아들인 소위 ‘서울시의 4가지 제안’을 놓고 따져보자. 이에 대한 반론은 의정부시의 몫이다.
첫째, 차량기지내 간이역(장암역) 설치계획은 의정부시민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었다. 서울시민을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필요한 사업이었다. 최근 장암동 역사 주변 개발이 완료되어 일부 시민(출·퇴근시 장암동 및 신곡동 주민)들이 이용하기는 하지만 수락산 등산객이 주로 이용하는 이외에 열차 대기시간 지연으로 인해 대다수 의정부시민은 7호선 장암역보다 오히려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 이용률이 높다.
둘째, 경원선 도봉산역 연계 환승체계 구축은 7호선의 연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서울시가 구축해야 하는 사업이었다. 서울시가 7호선을 연장하면서 장암기지에서 열차가 출발하면 도봉산역만큼은 1호선 이용객(서울시와 경기북부권 주민)과 7호선 이용객을 위한 연계환승체계를 구축해야 이용률을 높일 수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도 도봉산역은 환승체계 구축이 필요한 역이었다.
셋째, 동부순환로의 서울시간 도로 연결사업도 수도권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재정이 당연히 투입되어야 할 사업이었다. 당시 신곡장암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완료되면 당연히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동부순환로 연장은 타당한 대안이었다. 의정부시의 교통상황에 비추어 보면 국도 3번 도로의 교통정체 등 도로 여건상 의정부 동부권역은 또 다른 서울 통행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동부순환로 건설은 당연히 필요한 사업이었다. 결국 동부순환로는 정부와 경기도가 도로교통계획상 도입해야 할 사업이었다. 실제 서울시가 동부순환로 연결사업에 재정투자를 했는지 부담 내역을 확인해보아야 한다.
넷째, 수락산역 환승센터 설치는 의정부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서울 상계지구내에 있는 수락산역 환승센터 설치는 주변상가와 등산객에게 편의제공을 하는 주차장 설치 의미 이외에 특징을 찾기 어렵다. 장암동을 7호선 차량기지로 서울시에 내어주고 서울시의 4가지 제안을 의정부시가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경전철을 추진해서 의정부시가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인지, 의정부시의 소중한 도시공간을 지하철 기지로 제공하면서 도대체 의정부시의 미래를 위해 어떤 이익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장암동 지역의 한가운데 7호선 차량기지가 들어섬으로 인해 의정부의 도시공간 활용 가능성이 심각하게 제약되고 있으며 장암 수락리버시티 아파트의 의정부시민으로서의 정체성 문제, 쓰레기소각장과 함께 장암동 지역은 비효율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장암기지를 서울시에 내어주고 의정부시민들에겐 재앙만 남기는 경전철을 무리하게 도입한 것은 결국 정치적 판단에 의해 지역주민을 현혹한 것은 아닌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