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문지기
새벽마다 교실 앞에 서서
너희들을 기다리는
나는 문지기
오너라
어서 파도를 헤치고
저 수평선 너머
먼 바다 끝
태양이 빛나는 곳으로 가자
창 밖에 던져 놓은
내 시선을 보느냐
잃은 양 찾듯
너희 그림자라도 찾으려
두리번거린다
벌써 해는 뜨고
가야할 길은 아직 멀건만
빈자린 아직도 듬성듬성
우리 함께 가자
빨리 오너라
험난한 파도 넘어 속히 갈 곳은
태양이 빛나는 황금성
나는 이 배의 문지기에서
그곳 문지기로
바뀌어 지면 그 뿐
너희들은 황금성 안에 들어가
면류관 눌러 쓰고
거리 활보하며 사과를 따거라
광풍에도 열어주지 않지만
너희들 발길 닿는 곳에는
어디든 기다렸다가
문 활짝 열어주마
새벽마다 교실 앞에서
거친 숨 몰아 쉬며 뛰어오는 너희들을
맞이하고 나서야
비로소 문을 닫는
나는 문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