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시장 취임 2주년 기념 위해 법 무시한 성급한 개통
2012년 겨울, 유독 많은 언론들이 의정부경전철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이용객이 적어 ‘걱정철’이니 ‘세금 먹는 하마철’이니 하다가 결국 ‘고장 많은 고장철’ 등 오명을 뒤집어 쓴 계절이었다.
실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2012년 12월5일부터 지난해 1월까지 결빙이나 미끄러짐 사고로 5차례나 운행중단되는가 하면 2013년 새해 첫날부터 운행중단 사태를 맞아야 했다. 이에 대해 운영사측은 단순한 운영미숙 또는 처음 맞은 동절기라 경험부족만을 이야기하고 경전철이 결빙과 미끄럼에 왜 취약한지 밝히지 않았다.
잦은 고장 당시 경전철사업자에 따르면 “선로에 물기만 없으면 고무바퀴도 전혀 문제 없다”며 “히팅 케이블(열선)을 가동해서 눈을 녹이면 된다”고 밝혔다. 1월1일 사고도 마치 폭설이 내릴 것을 예상하지 못해 열선을 빨리 가동하지 않은 운영미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예고된 사고였다는 점을 말해야겠다. 경전철 개통 후 발생한 운행정지는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태가 아니라 정상운영의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무리하게 준공확인을 해준 의정부시의 고의적인 행태가 낳은 인재라는 점이다.
눈만 오면 멈추는 이유, 부실설비
의정부경전철은 사업자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근거하여 당사자인 의정부시와 경전철사업자간에 실시협약을 맺었고,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폭설이나 혹한 속에서도 경전철의 안전한 운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융설설비를 검토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최대 환경 온도범위는 외부장치에 대하여 -20℃에서 +40℃까지이며, 시스템은 강설의 경우 1일 25㎝까지 기후조건 하에서 운영을 계속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경전철의 실시계획을 승인할 때에는 위 기후조건에서도 차량운행이 가능하도록 주행선로 및 급전궤도에 융설설비를 설계·시공했어야 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결과 의정부시는 2009년 5월7일 외기온도 -2.95℃를 기준으로 시간당 1㎝의 강설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제출된 실시설계(보완) 도서에 대하여 2011년 4월22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그대로 ‘승인’하였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자기들의 잘못을 감추고 포장하기에 급급했다. 의정부시의 외기온도가 툭하면 -10℃ 이하로 떨어지기 일쑤이고 눈만 오면 시간당 2~3㎝ 이상 쌓이는 날이 허다한데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업무처리다.
또한, 급전궤도의 융설설비에 대한 문제에서는 기가 막힐 정도로 사업자의 편에서 아량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실시협약을 맺으면서 정(+)의 급전궤도에는 융설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부(-)의 급전궤도(이하 ‘부급전궤도’) 전체 구간에만 융설설비를 설치한다고 약정했다.
더욱이 실시계획을 승인하면서는 사업시행자가 전체 급전궤도에 융설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오히려 부급전궤도의 융설설비를 정거장 전후 약 30m 구간(차량의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정거장 전 28m, 후 2m, 합계 30m)에만 설치하는 것으로 승인요청한 것을 그대로 승인해줬다. 이후 민간사업자는 부족한 융설설비를 설치하고 급전궤도의 경우 정거장 전후 30m 구간의 부급전궤도에만 융설설비를 설치한 채 2012년 6월29일 위 사업의 준공을 받았다.
그 결과 2012년 12월30일 주행로 결빙으로 인해 영업개시가 3시간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하였을 뿐 아니라 2012년 12월5일 부급전궤도에 빙설이 고착되어 급전장애 발생으로 열차가 중지하는 사고 등 2012년 12월5일부터 2013년 1월1일까지 총 5건의 급전장애 사고가 발생했다.
43만 시민들의 불편을 외면하고 무리하게 실시계획을 승인해준 의정부시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다행이 지난해 추가적으로 융설설비 보완공사를 통해 현재까지 큰 고장 없이 운행되고는 있으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
법 무시한 시험운행 눈감아주기
2012년 11월23일 의정부시의회 행정사무감사장으로 가보자. 그날은 2012년 7월1일 경전철 개통 후 감사원으로부터 25일간 감사를 받은 직후였다. 당시 의정부시 담당과장의 보고내용이다. “2011년 1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차량성능시험 및 예비준공검사, 2012년 4월까지 기술시운전, 6월까지 영업시운전을 거쳐 6월29일 준공, 7월1일 개통하여 현재 운영 중에 있습니다.” 단계별로 절차를 밟아 시험운행을 했다고 하는데 완벽한 거짓말이다.
의정부시는 의정부시민(시의회)을 우롱하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후 시의회가 이러한 잘못에 대한 책임추궁을 했다는 말을 들어본 바 없다. 그렇다면 왜 문제가 되는지 감사원 감사결과를 토대로 살펴보자.
의정부경전철의 차량운행시스템은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차량고장시 해당 구역의 전력이 중단되는 등 대피 및 조치에 따른 파급효과가 큰 시스템이기 때문에 개통 이전에 철저한 시운전이 필요하다. 실제 개통 초기부터 전구간 운행중단 등 여러 차례의 정차사태에서 실제 경험한 바 있다. 시스템상 한 곳만 문제가 되어도 전구간이 정지되어 시민들이 동시에 차량에 갇혀 시간낭비와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경전철 영업시운전은 시설물 검증시험이 완료된 후 영업개시에 대비하기 위해 실제 운행상태를 가정하고 열차운행 체계 및 종사자의 업무숙달 정도 등을 점검하는 시험이므로, 차량성능시험을 완료하여 성능시험서를 발급받은 차량을 기준으로 시운전해야 한다.
철도안전법에서는 사업시행자에게 차량성능시험, 시스템성능시험(기술시운전), 영업시운전을 순서대로 실시하도록 규정하였고, 실제로 사업시행자도 2011년 11월9일 ‘성능시험 및 시운전 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사업시행자가 차량성능시험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시운전을 시행한 것을 그대로 두었다.” 경전철 차량성능시험 성적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으로부터 개통을 이틀 앞둔 2012년 6월29일 발급받았다.
결국 차량성능이 완전한지를 확인하지 않고 영업시운전을 동시에 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시민들의 목숨이 한동안 영업시운전 대상으로 전락했던 셈이다. 경전철 개통에 급급하여 절차를 무시하고 시행자의 편의만 봐준 의정부시의 안이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사과나 반성의 소리를 들어본 바 없다. 경전철 개통일(7월1일)은 안병용 시장의 취임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시민 목숨 담보로 한 준공확인
고장이 잦은 차량은 운행하면 안된다. 이는 사람의 목숨뿐 아니라 더 큰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정부시는 툭하면 고장나던 경전철을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채 사업시행자의 말만 듣고 준공확인을 해주었다.
더구나 운행 책임을 맡고 있는 사업시행자의 위탁운영사인 인천교통공사는 영업시운전 기간 동안 많은 고장이 발생했음에도 사업시행자와 차량제작사인 지멘스가 이를 제대로 보완하지 못하자 주무관청인 의정부시에 직접 협조요청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의정부시는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위 고장들이 충분히 해결되어 정상운행에 차질이 없음을 확인한 후 준공처리해야 했다.
법에서는 주무관청으로서 의정부시가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관련 업무를 감독하고 명령할 수 있다. 실제 사업시행자와 맺은 실시협약에서도 본 사업시설이 준공확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사업시행자에게 보완요구를 통지하여 보완공사 후 준공요건을 충족시겼을 경우 준공확인필증을 발급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행정명령은커녕 무엇이 그리도 급하였던지 6월26일 사업시행자로부터 “150건 중 126건은 조치가 완료되었고 24건에 대하여는 향후 조치예정”이라는 막연한 계획만 받고 실제 영업시운전을 수행 중이었던 위탁운영사(인천교통공사)에게는 사업시행자의 조치사항에 대한 별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6월29일 준공확인을 하였다. 의정부시는 무엇인가 사업시행자에게 발목 잡힐만한 약점이 있었던가, 아니면 부적절한 준공확인을 해주어야 할만큼 ‘부적절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의심마저 든다.
의정부시민들의 목숨은 시험대상이 아니다. ‘타다가 고장나면 멈추면 되고, 사고나면 그 때 가서 고치면 되고, 시민들은 죽거나 말거나 그 때 가서 보자’식의 무책임한 행정을 보고 있으면 측은하기까지 한 이유는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