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④/이의환(의정부경전철시민모임 정책국장)
의정부경전철 문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예측 이용수요가 과다하게 산정되어 실제 이용수요와 맞지 않아 모든 게 꼬여버린 것’이다. 의정부시는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이전까지 왜 이용수요가 과다하게 산정되었는지 원인을 속시원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2013년 4월 감사원이 밝힌 이용수요 과다예측 원인을 살펴보면 꽤나 충격적이다. 1차적 원인은 정부가 제공했지만, 민간자본의 탐욕과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의정부시의 무지, 무책임 행정에 있었다. 특히 반드시 지켜야 할 정부 표준지침마저 애써 무시했다.
의정부경전철 실시협약 당시 이용수요 예측이 과다산정된 원인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정부가 경전철 수단분담률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위한 수단선택모형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았다. 둘째, 민간사업자가 임의로 개발한 효용함수와 수단분담모형의 신뢰성이 떨어지는데도 의정부시가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셋째, 수요예측 보고서를 검토할 때 KTDB(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 Korea Transport Data Base)에서 제공한 기종점 통행량(O/D, Origin Destination)과 교통망 등을 기초자료로 활용하였는지 확인하고, 적용하지 않았을 경우 이를 근거로 수요예측을 하도록 요구했어야 하는데 민간사업자가 정부의 표준지침을 사용하지 않고 엉뚱한 것을 기초데이터로 사용하였음에도 그대로 인정했다.
수단선택모형의 잘못된 활용과 묵인
우선 수단선택모형의 문제다. 의정부지역의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버스, 마을버스, 택시, 지하철, 경전철 등 각각의 특정 교통수단을 선택하는 확률을 기초로 각 교통수단별 수단분담률을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수단선택모형이다.
이용자들은 교통수단의 총 통행시간 및 요금 등 수단의 특성을 고려하여 교통수단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교통수단을 선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용자의 만족도(효용)는 각각 다를 것이다.
이러한 교통수단별 만족도는 효용함수의 비율에 따라 최종적으로 수단분담률을 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수단분담률 산정을 위해 필요한 것이 수단선택모형이다. 즉 수단선택모형의 용도는 수단분담률을 산정하기 위한 것이다.
경전철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경전철만의 수단선택모형을 기초로 경전철 수단분담률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만일 버스나 지하철 등 철도의 수단선택모형으로 특성이 다른 경전철의 수단분담률을 산정한다면 올바른 이용수용예측이라 볼 수 없다.
경전철의 수단분담률만 놓고 보면 총 통행시간이 짧을수록 효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전철 수단분담률이 과다추정되지 않도록 승객이 경전철을 이용하는데 소요되는 총 통행시간 등을 현실에 맞도록 산정하여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였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의정부시와 KDI(한국개발연구원, Korea Development Institute)는 민간사업자가 임의로 개발한 경전철 효용함수가 통계검증을 받지 않아 모형의 신뢰성이 떨어지는데도 민간사업자가 정부의 표준지침에 경전철 효용함수가 없다는 이유로 고의적으로 혹은 임의로 만든 엉터리 모형을 “그대로 사용한 것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감사원은 감사결과에서 “‘의정부시 경전철 수요과다예측 원인 분석표’와 같이 경전철 통행시간(출발지에서 역사까지 접근시간, 열차 대기시간, 차내 통행시간, 역사에서 도착지까지 이동시간의 합)을 산정하면서는 승객이 출발지에서 역사까지 접근하는 시간 2.5~5분, 역사에서 경전철을 기다리는 시간 1.5분, 역사에서 목적지로 이동하는 시간 5~10분을 누락하는 등 통행시간 9~16.5분을 누락한 것을 제대로 검토하지 아니함으로써 적정한 경전철 수단분담률인 1.6~3.9% 보다 높은 9.6%로 과다하게 반영되었다”고 밝혔다.
결국 경전철 수단분담률이 과다하게 적용되어 이용수요에 과다하게 반영되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엉뚱한 지역을 경전철 통행량으로 산정
수단선택모형에서 해당 교통수단을 선택할 확률은 해당 수단의 효용함수(만족도 등)에 비례하고, 효용함수는 통행시간이 짧을수록 커지므로 경전철 수단분담률이 이렇게 누락된 변수에 의해 높아지면 버스 등 타 교통수단에서 경전철로의 전환율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며, 이와 같은 사유로 당초의 버스수요가 경전철로 71,109통행이 전환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2012년 7월1일 경전철 개통 후 실제 전환량은 47,572통행으로 당초 예측수요 대비 66.7%에 불과하였다.
감사원은 경전철 통행량 과다산정의 원인 중 경전철 이용과 무관한 지역의 통행량을 경전철 통행량으로 과다산정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의정부시 가능3동내 이동이나 의정부1동에서 의정부2동간 이동 등은 경전철 이용과 무관(도보 이용수요로 분류해야 함)한데도 이를 경전철 수요에 반영하여 내부통행량을 과다예측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민간사업자가 임의로 수단선택모형을 개발하여 경전철 수단분담률을 사용하였을 때에는 의정부시와 KDI는 이 모형이 적정한 통계검증을 거쳐 신뢰성이 보장된 후 수요예측 산정에 사용되었는지 보다 꼼꼼히 확인했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민간의 임의적 엉터리 모형에 놀아난 꼴이다. 당시 담당자들의 잘못을 추궁하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법 위반한 엉터리 조사결과로 수요예측
의정부시는 2005년 6월 민간사업자가 제출한 수요예측보고서를 검토할 때 KTDB(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한 기종점 통행량과 교통망을 기초자료로 활용하였는지를 확인하고, 적용하지 않았을 경우 이를 근거로 수요예측하도록 요구했어야 했다.
기종점 통행량이란 사람들의 이동수단과 이동경로 등을 설문조사하는 가구통행실태조사를 통해 존(Zone, 전국을 248개로 분할한 지역)간에 사람이 출발지인 기점부터 도착지인 종점까지 이동하는 통행량을 행렬로 집계한 것이고, 교통망은 도로, 철도 등 교통시설을 지점(노드)과 선(링크)으로 연결한 후 해당 지점과 선에 교통시설의 통행시간, 요금 등 속성자료를 입력한 수치지도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우선협상대상자가 KTDB(2003년)의 기종점 통행량을 이용하지 않고 KTDB 대비 87,878~107,806통행/일만큼 부풀려진 의정부시 가구통행실태조사(1999년)를 근거로 수요를 예측하여 제출했는데도 협약시 이를 그대로 인정하여 시내 통행량이 21.3~31.2%만큼 과다하게 반영되었다.
정부에서는 일찍이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 따라 표준지침을 만들어 공공기관의 장이 교통관련 정책이나 계획, 사업을 할 때에 KTDB의 기종점 통행량과 교통망(또는 네트워크)을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의정부경전철은 고의적으로 KTDB를 사용하지 않은 위법을 저질렀고, 이는 결국 통행량이 과다하게 반영되게 하여 경전철 수요가 과다추정되었으며, 이에 따라 경전철 사업이 비효율적으로 추진되게 만들었다.
감사원에서는 이 지점에 대하여 명확하게 누구의 책임인지를 밝히지 않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의정부시가 알고도 민간사업자의 편익을 봐줬다면 이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된다.(위 내용은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를 일부 참고·인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