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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 출범에 다시 기대를 걸어봅니다”
문희상의 희망통신 103호
  2014-02-05 15:40:37 입력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중요성을 주장했었습니다. 특히 천안함 폭침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일사불란한 대응을 못했던 이유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있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잘한 것이 있다면 NSC의 부활이라고 생각합니다. NSC 부활은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의 대선공약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NSC 수뇌부의 당연직인 국가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 국방장관 등이 모두 군 출신으로 이루어져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나라의 안보가 국방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 4대강국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여건, 그것도 남북 분단 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가 군사적 힘만을 강조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염려스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4대강국의 힘겨루기가 120년 전 상황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당시 우리 선조들은 급변하는 주변강국들의 움직임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다가 국권을 상실하고 나라가 망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갖는 전략을 세워야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던 차에 2월3일 박근혜 대통령이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을 NSC사무처장 자리에, 전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국가안보실 안보전력비서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NSC가 그나마 외교안보통일 컨트롤타워로서의 면모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있는 대한민국의 외교는 실용외교가 되어야 합니다. 실용외교는 국익중심, 세계 흐름에 능동적 대처,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외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실용외교를 표방했을 때 큰 기대를 갖고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곧 ABR(Anything But Roh) 정책으로 NSC 해체, 민주개혁정부 10년간 이룬 남북정상합의 불인정, 미국편중외교, 실용명분으로 국방비 예산 증가율 반토막 등으로 외교안보를 망쳐 놓았습니다. 그렇게 좋던 남북관계도 건국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였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의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박근혜 대통령과 3자회담을 했을 때 경험적으로 터득한 남북관계에 대한 소견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민주정부 10년 동안 처음부터 남북관계가 좋았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북한도 우리도 서로의 정책에 대해 리뷰할 시간이 필요하며, 새로 출범한 정부가 새로운 남북정책 수립을 위해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너무 서두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기간 동안 철저히 지켜야 할 원칙이 두 가지 있다는 것입니다. 인도적 지원과 민간교류, 이 두 가지가 남북관계 신뢰의 끈이며, 북한의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북관계가 막혀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월6일 신년기자회견 때 하신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이라는 말씀이 한동안 유행했습니다. 나는 ‘통일대박’이라는 말을 통일비용보다는 통일이익이 훨씬 크다는 의미로 이해합니다. 그동안 여당이 민주개혁정부 10년간 대북정책을 퍼주기라고 한 것은 퍼주기 통일비용보다 통일이익이 낮다는 인식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 말씀은 여당의 퍼주기 논리가 자기당착임을 인식케 해준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관한 절대적 명제는 반드시 평화통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력에 의한 통일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한쪽의 붕괴에 의한 흡수통일 방식도 각종 연구결과는 물론 독일통일 사례로도 입증되었듯이 천문학적 통일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통일로는 통일대박을 이룰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 대통령 선서, 그리고 국회의원 선서에서도 ‘평화적 통일’을 사명으로, 또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통일대박론’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에서도 입증됩니다. 대북지원이 퍼주기가 아니라 남북관계의 신뢰형성과 대북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투자였음이 대북포용정책의 결과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민정부 시절 북한은 통미봉남 정책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대북포용정책을 통해 남북간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6.15 남북공동성명과 그 이행을 위한 10.4 선언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북측의 지하자원과 노동력,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본격적인 남북 상생시대의 시작이 되었던 것입니다. 6.25 당시 북한군이 남침 통로로 활용했던 군사요충지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만들어 한반도의 안보 불안정성도 현저히 낮췄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으면 우리는 미국이나 중국 모두에게 당당할 수 있습니다.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원칙 마련에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했던 것도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하여 중국과 미국을 설득할 수 있었고, 그 힘으로 또 북한을 설득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남북관계가 좋지 않으면 이명박 정부 때와 같이 미국편중외교로 갈 수 밖에 없고 결국 우리는 미국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러면 북한은 중국에 더 매달리게 되고 중국의 뜻에 따라 좌지우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형국은 절대로 국익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외교·안보·통일 컨트롤타워로서의 NSC가 그동안 멈췄던 통일대박을 향한 평화통일의 대장정을 다시 시작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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