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어린이집들이 집단 휴원 초읽기에 들어갔다. 250여개 어린이집이 2월11일 의정부시에 휴지(휴원)계획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휴원기간은 3월15일부터 9월14일까지 6개월간이다. 의정부 관내 어린이집은 576개가 있는데, 휴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시어린이집연합회(회장 소경숙)는 2월11일 의정부시청 기자실에서 ‘어린이집 운영생존권 확보를 위한 휴지(휴원) 결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기도어린집연합회 소속 31개 시·군 어린이집연합회는 지난해 11월26일부터 2개월 동안 정부의 ‘비현실적·초법적 보육정책’에 항의(장외집회, 준법운영)하며 어린이집 운영정상화를 위한 각종 과잉규제 철폐, 제도개선 및 보육료 현실화,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의정부시어린이집연합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정부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한 채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당장 올해 3월 코앞에 닥친 개인어린이집 보육료와 기타 필요경비, 특기교육비에 대한 무책임한 보육정책을 강력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요구하는 개선사항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무상보육 실현이 불가능함을 국민에게 밝히고 사죄하라는 것이다. 개인어린이집 보육료는 벌써 5년째 동결되었으나 그 사이 물가상승률은 약 15%, 최저임금은 약 17% 인상돼 어린이집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학부모의 보육료 부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상보육에 대한 대국민 회유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둘째, 평가인증제도 중단이다. 비현실적인 수십 종의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평가인증으로 보육인들은 혹사되고, 어린이집 서열화를 부추기는 등 불필요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초등학교와 연계되는 장학제도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셋째, 어린이집 재산권을 강탈하는 비현실적 재무회계제도를 개선하고, 학부모운영위원회를 통해 지역적 특성과 설립자의 철학이 반영될 수 있는 자율성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의 단체행동에도 불구하고 진심어린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학부모님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정부는 아이들을 잘 보살피려는 순수한 어린이집 운영자와 보육교직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지 말고 무상보육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