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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소송, 이제 지방자치단체도 고민할 문제”
빈미선 의정부시의회 의장
  2014-03-05 11:10:48 입력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과 관련하여 각 지방의회에서도 소송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시흥시 의회가 만장일치로 ‘시흥시민의 흡연피해 회복을 위한 소송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시 강동구 의회, 양천구 의회, 대전 동구의회 그리고 광역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광주광역시 의회가 소송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연간 8,200억원 규모의 의료급여비(저소득층 의료비)를 지출하는 서울시에서도 소송에 대한 시장의 검토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5일 “한국 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건강보험공단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담배는 4,800여종의 화학물질과 69종의 발암의심 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암 발생원인의 30~40%를 차지하고 있으며, 니코틴의 중독성은 헤로인, 코카인, 마리화나보다도 높아 일단 흡연을 시작하면 끊기가 쉽지 않고, 임산부 흡연 시 유산, 태아 뇌세포 손상, 영아 돌연사 등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으로 인한 각종 암 등 질병 치료를 위해 건강보험공단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막대한 진료비를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흡연자는 담뱃값에 포함된 354원의 건강증진기금으로, 비흡연자는 건강보험료로 비용을 부담한다. 그러나 정작 담배제조나 판매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담배회사는 아무런 부담도 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흡연하면 암 발생률이 최대 6.5배 높고,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손실 규모가 1조7천억에 이른다는 연구보고가 발표되었고, 이를 토대로 지난 1월 24일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담배 소송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였다. 이 연구보고는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19년간 130만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일찍이 미국, 캐나다 등 외국에서는 주정부가 나서서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배상합의를 이끌어 냈다. 미국은 49개 주정부가 필립모리스 등 4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2,460억 달러(220조원)의 배상액을 합의한 바 있으며, 캐나다는 지난해 5월 온타리오주(州)에서 담배회사에 500억 달러(53조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3건의 담배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모두 개인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으로 흡연과 암 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고, 2011년 서울고등법원의 ‘폐암 중 소세포암과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는 판결내용 외에는 모두 흡연과 암의 인과성보다는 담배제조의 위법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다.

우리나라도 개인보다는 진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에서 소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기관에서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 기관에서 근무 중인 변호사 등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적고,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및 진료기록 등 1조 3천억건의 빅데이터와 작년 8월 연세대 지선하 교수가 발표한 130만명 대상 19년간의 코호트 자료 연구보고서 등을 활용한다면 승소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담배 소송을 뒷받침할 법이 제정된 후 소송이 추진되면 더욱 바람직하겠지만, 담배의 폐해가 통계적으로 뒷받침되어 국민의료비의 지출을 늘리는 주범인 것이 명확하다면, 국민의 건강한 삶과 소중한 재산을 돌봐야 하는 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하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에 대한 당연한 도리가 아닐까 한다. 게다가 이는 ‘정부3.0’ 및 ‘복지재정의 누수방지’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의료급여 대상자들의 진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담배와 관련하여, 담배 세금 수입과 시민 건강증진 어느 쪽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건강한 국민이 있어야 건강한 가정, 나라가 존재할 것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도 튼튼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2014-03-05 11:35:1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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