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불거진 ‘김문원-허환 돈거래’ 증언은 의정부에서는 내노라하는 유력 정·관계 인사들의 사회적 지위를 판단했을 때, 김문원 시장측과 허환 전 의정부시의회 의장의 전면 부인에도 불구하고 ‘실체적 진실이 아니겠냐’고 평가하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김문원 시장은 경기도와 행정자치부가 담당 공무원들을 줄줄이 중징계 또는 주의조치하는 등 제동을 걸었으나, 부하 직원들이 ‘피’를 흘리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고 금오지구택지개발설계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주)태영과 수백억원대의 공사를 수의계약하는 의지를 불태웠다.
교통흐름 여건으로 봤을 때 금신지하차도의 불필요성과 금오지구 도시계획변경의 편법성 논란 등의 이유로 수차례 예산을 부결시켰던 제4대 의정부시의회는 어느 순간 ‘금신지하차도 찬성파’로 돌변하는 등 이해못할 행동을 취해 온갖 의혹을 키워왔다.
◆행자부도 문제삼은 ‘금신’=행자부는 2005년 10월27일부터 11월30일까지 벌인 경기도 종합감사에서 금신지하차도를 문제삼으며 공무원 시정·주의조치를 내렸다.
행자부는 감사결과 “김문원 시장의 방침에 따라 금오지구택지개발공사 설계변경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지하차도 기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데도 검토를 소홀히 했다”며 특히 “상위계획인 의정부시 중장기 교통정비 기본계획과 무관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불거진 의혹=의정부시의회는 지난 2003년 6월4일부터 12일까지 8박9일간 1인당 154만9천원을 들여 호주와 뉴질랜드로 연수를 다녀왔다. 그러나 경비가 부족하자 사상 유례없이 허환 당시 의정부시의회 의장이 본인 통장에서 440만원을 뽑아 충당했다.
이 돈의 출처는 의정부시와 설계변경 수법으로 금신지하차도 공사를 수의계약한 태영이 전달한 로비자금 2천만원중 일부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태영은 금신지하차도 예산 통과를 위해 이충선 시장 비서실장, 경찰, 공무원 등을 동원해 의원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
당시 예산을 부결시킨 전직 의원은 “태영한테 돈을 받았다는 얘기를 분명히 들었다.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한다면 사실이 드러날 것이고, 대충하면 흐지부지 되겠지”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의원은 “2004년 6월29일 제132회 임시회 때 환경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관련 공무원들이 양주시 송추에 있는 보신탕집 ‘갓바위’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모 의원과 시청 최모 과장이 심하게 다퉜다. 이 과정에서 최 과장이 ‘너희들 외유 나가는데 내가 (태영으로부터) 비용을 대준 공이 크다’고 취중발설을 하면서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돈거래 시점과 출처=김문원 시장측과 허환 전 의정부시의회 의장 사이의 돈거래가 사실이라면 시점은 최종 예산 통과일인 2004년 12월17일 전후일 가능성이 높다. 돈의 출처는 일단 김문원 시장이 전달했다는 수준이다. 태영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다. 2003년 6월 호주·뉴질랜드 해외연수 때 태영으로부터 로비자금 2천만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과는 다른 돈이다.
◆향후 사태=일단 김문원 시장측과 허환 전 의장이 발언자들과 언론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허 전 의장이 실제 그런 발언을 했는지가 가려지고, 발언 여부에 따라 돈로비 의혹에 대한 검·경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금신지하차도 의혹에 대해 검·경이 본격 수사를 한 일은 없었다.
유력 정·관계 인사가 “검찰이나 경찰이 시의원 한 사람만 수사하면 김문원씨도 시장 끝나는거야”라고 한 말은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