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전철은 사업자와 의정부시가 환승할인 관련 협상을 벌였다가 3개월만에 또 다시 파국을 맞았다. 사업자가 MRG(최소운영수입보장) 보조금이 집행될 경우에만 50% 손실부담을 수용하겠다고 요구조건을 내세우면서 환승손실 분담금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번 협상은 결국 시 재정부담을 얼마로 할 것인지, 사업자의 손실부담을 얼마로 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협상내용 중 특기할 만한 부분은 노인무임의 분담금 협상에서 50%를 각각 부담하기로 협의가 진행된 점이다. 노인무임은 우리 경전철시민모임에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온 부분이라 좀더 구체적으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경로무임, 지자체 실정에 맞춰 신중해야
의정부시는 2013년 10월14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환승할인제 도입을 위해서는 경로무임이 불가피함을 인지하였다”고 밝혔으며, “재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사항으로 시민의 편의를 위해 주무관청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도입”할 수 있는데 손실비용은 상호 협의하여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노인무임에 대하여 너무 가볍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노인무임도 보편적 복지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현재 노인무임은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지 않다. 노인무임이 적용되면 의정부시는 막대한 재정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지자체 노인무임, 정부지원 한푼도 없어
노인무임 승차 대상은 노인복지법에 의해 만 65세 이상의 노인분들이다. 노인무임은 1980년 대한노인회 이규동 회장(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인)이 청와대에 건의해 국무회의를 통해 ‘경로우대제’를 결정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1984년부터는 100% 완전 무임승차가 가능해졌다. 당시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4% 밖에 되지 않아 지하철 재정적자에 미치는 수치는 미미했다. 그러나 지금은 노인무임이 지하철 등 도시철도의 손실액을 점점 높이고 있다. 실제 서울시의 2012년 노인무임승차 손실액은 2,540억원에 달한다.
노임무임은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약자인 노인에 대한 국가복지정책이다. 노인복지법에서는 노인무임을 실시할 수는 있으나 재정지원 보조와 관련한 규정이 없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예산지원 근거가 없어, 노임무임을 시행하고 있는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지방공기업은 대개 자체재정으로 소요금액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 공항철도㈜와 같은 민간기업에 대하여는 정부차원에서 보조금 지원을 하고 있어 재정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철도산업기본법에 따라 공익 성격의 철도서비스에 대해서는 국가보상법제화를 해놓고 지방자치단체의 도시철도에 대해서는 보상의 법제화가 되어 있지 않은 이유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인무임 등을 실시하여 적자부담이 될 경우 자율적으로 적자부담 해소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노인무임을 실시하려면 의정부시의 경우 상당한 재정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장애인, 유공자, 노인에 대한 경전철 무임승차 실시는 보편복지차원에서 도입되어야 하겠지만 실시시기와 방법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노인무임 도입시 1일 3~5천명 증가예상
최근 3년간 전국 도시철도 공사별 무임수송현황을 기초로 보자면, 무임수송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2012년은 15.4%이다. 이는 고령화 추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경전철 환승할인 적용시 의정부시의 하루 평균 경전철 노인무임승차 인원을 경전철시민모임에서 유추해본 결과 하루 최소 3,713명(10.4%)에서 5,855명(16.4%)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경전철에 통합환승할인을 적용하고 노인무임까지 적용하면 이용률이 50%를 안정적으로 넘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기개발연구원의 환승할인 적용시 예측 수요가 45.2%였으니 여기에 노인무임을 포함하여 본다면 MRG는 안정적으로 실현될 것이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을 도입하려면 시스템 통합을 위해 노임무임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정부시의 입장인데, 통합환승할인과 노인무임은 사실 전혀 연관되는 사항이 아니다. 환승통로 개설, 시스템 변경 등 어려움은 있겠으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노인무임 도입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통합환승할인의 조건이라고 해서 노인무임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더 큰 폭탄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노동강도 너무 높아 시민안전 위험 노출
의정부경전철은 건설 당시인 2009년 7월25일 4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하는 사고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았다. 개통 이후에는 16여 차례의 운행 중 멈춤으로 시민들이 툭하면 불편을 겪어야 했다. 다행스럽게 지난해에는 열선교체 공사 후 운행정지 사태는 줄어든 상태이다. 그러나 의정부경전철에는 다른 잠재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거론해야 겠다.
의정부경전철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시민의 안전문제다. 상주인원이 없는 무인운전/무인역사 시스템이라 사업자는 운영파트를 운용하고 있으나, 역사를 순회하는 업무특성상 급박한 상황발생시 직원의 이동시간 소요에 의해 신속한 응급조치가 어렵다. 현재 8인1조로 구성된 운영파트의 경우 본선구간을 3~4개 섹터로 나눠 2인1조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운영파트는 주로 역사의 각종 설비 장애시 응급조치, 발매기 토큰관리, 변전실/전기실 등 장비 응급조치, 승강장 스크린도어 장애시 응급조치, 영업완료 후 역사폐쇄 및 노선순찰, 본선 열차고장시 수동운전 등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안다.
2인1조를 원칙으로 하는 이유는 승강장에서의 예기치 못한 상황을 혼자서는 조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승강장 스크린도어 장애나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장애시 응급조치, 역사내 폭행사고나 차량내부 난동 등 구급상황 발생시 등이다.
그러나 평균 근무인원이 5~6명에 불과하여 2인1조의 구성원칙은 식사시간 등 실제 근무에서 빈틈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특히 회룡, 발곡, 탑석을 제외하고는 배치인력 없이 역사를 폐쇄하는 것으로 안다. 역사 폐쇄과정에서 승차권 발급에 따른 민원이나 승객이 미처 역사를 나오지 못하여 갇혀버리는 경우 인력부족(차내 CCTV 부재)에 의한 안전문제에 노출될 여지가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다른 시군의 경전철에 비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높다. 실제 인천 1호선(37.5명/㎞)이나 김해경전철(9.42명/㎞)에 비해 ㎞당 상주인원이 8.48명으로 가장 낮다.
인천교통공사 위탁운영, 낮은 계약조건
현재 경전철 운행은 인천교통공사에 위탁 운영되고 있으며, 인천교통공사는 무리하게 낮은 계약조건에 의해 의정부경전철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 다른 경전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하여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이용시민이 안전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인력 및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를 단 직원들의 다기능화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와 업무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
특히 기술의 공유가 이루어져야 다른 직렬의 업무 또한 가능할텐데 노동자 1인이 혼자서 처리하는 일이 많아 기술 습득은커녕 업무 혼란 가중으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 조성이 안되고, 시민안전의 위험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의정부경전철은 현재 이용시민이 많지 않으나 향후 이용객이 증가할 경우 낮은 운영비에 따른 근무강도가 문제로 떠오를 소지가 있다. 그러므로 경전철 문제는 잠재적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봐야 한다. 이후 운영비 확보를 통해 추가적인 안전요원 배치 등 근무강도를 낮추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