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폭침 사건. 2010년 3월26일 밤 9시 22분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임무 중 북한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의 꽃다운 아들들이 차가운 바닷속으로 산화하였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지만, 유가족의 슬픔과 아들을 향한 그리움은 더 쌓여만 간다. “에미 왔느냐고 인사 좀 해봐, 인사 좀….” 세상 떠난 아들이 추울까 자신의 외투로 묘비를 단단히 감싸는 어머니. “지금이라도 이름을 부르면, ‘엄마’~하며 뛰쳐나올 것 같아요. 내 아들 ○○이가.” 하루가 멀다 하고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얼굴(비석)에 먼지가 쌓일까봐 46용사 묘비를 하나하나 일일이 닦으며 안부를 건네는 어머니. 하늘나라에 먼저 간 아들에게 가슴으로 전하는 말들이 봄비보다 더 무겁게 절절함으로 다가온다.
지난해 천안함 재단에서 제작한 추모영상 ‘엄마의 바다’가 새삼 떠오른다.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 사랑하는 막내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다시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더 이상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정성스레 모아준 성금 중 1억 원을 기꺼이 국가에 헌납했고 어머니의 성금으로 구입한 3·26 기관총(천안함 사건의 발생 날짜를 따서 명명)은 9척의 초계함에 2정씩 장착되어 46용사의 염원을 담아 우리 영해 곳곳을 누비며 조국을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는 내용이다.
우리 아들은 잊어도 되지만 천안함 사건이 주는 교훈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유족의 소망은 우리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2014년 오늘의 우리 안보현실은 어떠한가. 북한은 말로는 평화공세를 펴면서도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끊임없이 자행하면서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국민경제가 어느 정도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가를 표시하는 지표를 무역의존도라 한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위주의 구조다. 수출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무역의존도가 90%를 넘어섰고 40% 이하인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에 비하여 상당히 높다고 한다. 무역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외국의 경기변동이나 대외환경에 따라서 좌우될 수 있으므로 그만큼 불안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보가 흔들리면 어떻게 될까. 굳이 멀리 역사를 살펴볼 필요도 없다. 바로 지금도 지구 상에서 분열되고 안보가 뒷받침되지 않은 나라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사례가 언론매체를 통해 생생히 전달되고 있다. 안보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이다.
천안함 용사 4주기를 맞아 그분들의 염원이, 유가족의 고귀한 뜻이 하나 둘 국민 모두의 가슴으로 이어져 호국으로 하나 되고 더욱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통일로 가는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