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을 포함 476명이 탑승한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황해 상에서 침몰했다. 사망자 288명 그리고 16명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건 발생 이후, 지난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 중 서해의 거친 바닷속에 잠기는 상상을 안 해 본 이가 있을까 싶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직후만 해도 갑작스레 발생한 큰 사고에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 들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저 남의 일이 아니구나!’
경기북부병무지청 동원관리과에 근무하는 나 자신도 한달에 몇 번을 병력동원훈련 대상자를 태우고 군부대로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가. 동원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지 이제 3개월. 아직 업무를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훈련대상자를 태워 수송하고 훈련부대 인계하는 것은 그저 낯선 업무였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이후 병력동원훈련 대상자를 수송하는 이 일에 대한 중압감이 몰려왔다.
‘수송 중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지?’
‘만약 사고가 난다면 내가 과연 사고조치 매뉴얼대로 행동할 수 있을까?’
그동안 어쩌면 피상적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이 세월호 침몰사고를 통해 피부에 와 닿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청 내에서 실시한 수송사고 모의훈련은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록 계장님의 개인 승합차를 병력수송 버스와 구급차로 꾸미고 옆 부서 직원들이 사고를 당한 의무자 역할을 하는 등 다른 사람들이 보면 다소 유치해 보이는 훈련이었을지 모르지만, 병력동원 수송 중에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부터 그 후속 처리까지 단계별로 조치사항을 검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가 우리에게 남긴 것이 크나큰 슬픔만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사고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것, 알고 있지만 소홀히 했던 것들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또 개선해 나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비극적인 사고의 희생자분들과 그 유가족분들에게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며 병무청의 일원으로서 안전한 병력수송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