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시 녹양동 현대 태권도 체육관. 밤 9시가 넘었는데도 아이들의 외침 소리가 들려온다. 사무실 입구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청년들이여//그대 머리로 사색하고//그대 손으로 탐구하고//그대 발로 서라’
태권도는 6단까지 올라가려면 17여년이 걸린다고 한다. 현대체육관 방용식 관장(사진 가운데)은 34세의 나이에 지금 6단이다. 사범생활만으로도 쉼 없는 태권도 인생 10년째이다.
“기계나 사람의 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꾸준히 움직여야 합니다. 또한 운동을 통해 삶의 철학을 배웁니다.”
태권도를 시작한 것은 중학생 때부터다. 왜소한 체격의 어린 시절, 군인이던 아버지가 강인한 정신력을 키우기 위해 소개해 줬다고 한다.
“단지 강해지겠다는 목표만 가졌다면 지금까지 못했을 겁니다. 적성에 맞으니까 지금까지 해온 거지요.”
그런 그도 고난의 시기가 있었다. 체대에 가서 태권도를 계속 수련하고 싶었지만 그 길이 가로막힌 뒤 얼마간 방황했다고 한다.
“꿈이 막히니 답답했지요. 그런데 아이들을 좋아하니 이렇게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 전화위복이라고 할까요.”
10여년이 넘는 사범생활 동안, 제자들이 지금 두각 받는 태권도 선수로 활동할 때 방용식 관장은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가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금 대학원 석사과정을 준비 중입니다. 저는 목표를 향해서 아직 진행형입니다.”
체육인들을 만나다 보면 우직한 성격과 정의감을 가진 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방 관장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 전에 한 체육관장이 길거리에서 대놓고 담배 피우는 아이들을 훈계하다 폭행으로 고발당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폭력을 옹호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경우엔 누군가 나서서 지도해 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몇 차례 그런 경우를 만나 지도해 본 일이 있다는 방 관장. 지금은 북부자율경찰대 모임을 나가며 경찰과 연계하여 일주일에 한번씩 우범지역 순찰을 돌고 있다고 한다.
“지역을 위한 일입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사람한테는 좀 미안하지만요.”
앞으로 태권도가 활성화되어 생활체육으로 발전해나가기를 원한다는 씩씩한 태권도인의 모습을 보며 게으른 기자는 자주 운동해야겠다고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