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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삶
  2014-12-15 10:47:54 입력

▲ 하하 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저자
“살고 싶어서 해보라는 치료는 온갖 것 다 받아봤지요. 기본적인 의학요법은 물론 기름에 절인 치즈도 먹어보고 쓰디쓴 유기농 야채즙도 마셔봤습니다. 침도 맞았지요.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귀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만 들어요. 나의 장례식 문제까지 다 결정해 놓고나니 매일 아침 일어나 내 새끼들 껴안아주고 뽀뽀해줄 수 있다는 게 새삼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두 아이의 엄마인 영국인 샤롯 키틀리씨의 블로그 일부 내용이다. 샤롯 키틀리씨는 36세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간과 폐로까지 전이됐다. 대장과 간의 종양을 제거하기위해 두 번 수술을 받았다. 25차례의 방사선 치료, 39번의 끔찍한 화학요법 치료도 견뎌내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얼마 후 나는 그이 곁에서 잠을 깨는 기쁨을 잃게 될 것이고 그이는 무심코 커피잔 두 개를 꺼냈다가 커피는 한 잔만 타도된다는 사실에 슬퍼하겠지요? 딸 아이의 머리도 땋아주어야 하는데, 아들 녀석 잃어버린 레고의 어느 조각이 어디에 굴러들어가 있는지는 저만 아는데 그건 누가 찾아줄까요? 살고 싶은 날은 저리 많은데 저한테는 허락하지 않는군요.

내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게 간혹은 못된 마누라도 되면서 늙어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을 안주네요. 지금까지 얼마 안 되는 삶이지만 살아보니 그렇더라구요. 매일 아침 아이들 일어나라고 깨우고, 서두르라고, 이 닦으라고, 빨리빨리 밥 먹으라고 소리소리 지르는 나날이 행복이었더군요.

다시 생각해보니 숨 쉬고 살아있는 자체가 감사한 삶이고 행복이었어요. 6개월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22개월을 살고 있군요. 그렇게 1년 가까이 보너스를 얻은 덕분에 아들 초등학교 입학 첫 날 학교에 데려다주는 기쁨을 맛보고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들 녀석 첫 번째 흔들리던 치아를 빼주고 그 기념으로 자전거를 사주러 갔을 때는 정말 행복했어요. 보너스 1년 덕분에 30대 중반이 아니라 30대 후반까지 살고 갑니다.

중년의 복부비만이요? 늘어나는 허리둘레, 그거 한 번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희어지는 머리카락이요? 그거 한 번 뽑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운 글을 읽을 수 없는 노안이요? 그 노안 때문에 신문을 돋보기 쓰고 보면 좋겠습니다. 그런 것이 다 그만큼이나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저는 한 번 늙어보고 싶어요. 늙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껴보고 싶어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부디 삶을 즐기면서 사세요. 두 손으로 삶을 꽉 붙드세요. 여러분이 저는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그녀는 2014년 9월16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음에 품고 세상을 떠났다. 스티브 잡스는 “인간이 발명한 발명품 중에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죽음이다”라고 얘기했다. 죽음 앞에서 우리는 인생의 본질과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이다. 기적이란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다. 살아 숨 쉬고 살아서 움직이는 매 순간이 우리에겐 기적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살아있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을 느끼고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결을 느끼는 것이 모두 기적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삶을 살아가면서 한 가지 숙제만 하면 되는 것이다. “행복하라”는 숙제만 하면 되는 것이다.

샤롯 키틀리씨의 마지막 블로그 글은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 하루하루 일상에서 서로서로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이 모습이 바로 축복이고 행복이고 기적인 것이다. 오늘 마시는 차 한 잔, 얼굴에 닿는 햇살 한 줌, 지나가며 떠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지는 석양에 물든 하늘, 코 끝을 통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 우산 위로 투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길가마다 나를 반기는 가로수와 가로등…. 이 세상 모든 것이 삶의 선물인 것이다.

이 삶의 축복을 누리며 그냥 웃으며 살자. 그냥 웃으며 살면 그런 삶의 축복, 삶의 기적을 더욱 가깝게 느낄 것이다. 그냥 웃으면 순간순간의 삶을 사랑하고 감사하게 될 것이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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