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슨 톱니바퀴, 망가진 콤바인 부품, 버려진 제초기…. 수명을 마치고 아무렇게나 버려지던 폐농기구들이 새롭게 태어났다.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양주 농기구 민속 박물관’에서는 폐부품을 조합하여 전시물로 변신한 농기구와 여러 가지 골동품, 농업도구들이 가득하다. 이 박물관을 위해 15년을 준비해왔다는 곽희성 대표를 만났다.
-어떻게 이런 박물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나.
=1973년 농기계 교사를 시작하고 나서 오래된 농기구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다. 15년 전부터 오래된 농기구, 골동품 등을 하나 둘씩 모아왔고 시에 건의해 봤지만 대답이 없어 홀로 수작업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키워놓으니까 시 관계자들이 와서 보고 지원해주기 시작했다.
-폐농기구를 이용한 작품이 상당히 재미있고 특이하다. 전시물과 재료는 어디서 구하나. 따로 설치미술 등을 공부했는지.
=옆에 동양농기구 대리점을 운영중이다. 거기서 일하면서 틈틈이 재료를 챙긴다. 오래된 골동품이나 농기구는 틈날 때마다 지역을 돌아다니며 모아온다. 내가 만든 것을 보고 미술을 전공한 걸로 아는 사람도 있지만 특별히 공부하거나 배운 건 없다. 일하면서 몸으로 체득한 기술이다.
-전체 규모는 얼마나 되나.
=박물관은 60평짜리 전시장 2동과 임꺽정 공원 400평, 주차장까지 전체 2천여평이다. 전시물은 1천여점 정도 될 것이다. 정확히 세본 적은 없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조형물 제작과 수집을 계속하고 있다.
-주변의 반응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무리하다고들 했다. 나에 대한 황당한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호응이 많이 좋아졌다. 찾아오는 이도 늘어나고 박물관을 아는 사람도 많다.
-앞으로의 계획은.
=방문객을 위해 앞으로 휴게실을 만들고 또 지역 관련 민속품, 민속주, 기념품 등 지역 특화 상품을 개발해 판매 매장을 열 예정이다. 그리고 임꺽정 공원과 더불어 양주의 대표적인 인물인 김삿갓 동상이 들어온다. 화장실, 조형물도 늘리고 들꽃들도 심을 생각이다.
-지역을 널리 알리는 사업이 되겠다. 예산이 많이 필요할 텐데.
=시에서 어느 정도 지원해주지만 더 필요하다. 부족한 건 몸으로 때운다. 직접 일하고 모을 것이다. 어떤 이익을 바라며 하는 일이 아니다. 관람료도 무료다.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다. 평생 모으고 만들 것이다.
문의 031-868-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