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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색 점퍼에 모자를 쓴 이가 박공열 회룡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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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공열 역장. |
사상자만 130명(사망 4명 포함)이나 발생한 지난 1월10일 의정부 화재사고 때 철도 공무원들이 나서 주민 2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화재 발화건물인 대봉그린아파트는 전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회룡역을 잇는 철로변 바로 옆에 건축됐다. 이 때문에 당시 철도 공무원들도 20여명이 투입돼 철도시설로 불이 옮겨 붙는 것을 막아야 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경 화재상황을 접수한 박공열(55) 회룡역장은 즉시 소화기를 챙기며 직원 1명과 공익요원 1명을 데리고 무작정 철길을 따라 달렸다. 박 역장은 비번이었으나, 1월9일 하기로 했던 회룡역 시설공사가 연기돼 마침 이날 공사감독을 나온 참이었다.
철도 공무원 20여명은 각각 소화기를 들고 방음벽으로 옮겨 붙은 불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러면서 전동차의 안전을 위해 수신호 및 무전으로 서행운전을 안내했다.
그 때 대봉그린아파트 3층에서 “살려달라”는 절규가 들렸다. 30대 젊은 부부였다. 현장을 확인한 박 역장은 소화기로 수십 번을 내려쳐 방음벽 유리창을 깨뜨렸다. 필사적이었다. 이어 소방차에서 사다리를 간신히 구해와 이들을 살려냈다. 먼저 내려온 여성은 발을 다쳐 박 역장이 들쳐 업고 구급차에 인계까지 했다.
1월22일 박 역장은 “일찍 결혼한 덕에 30대 아들과 7세 손주가 있다”며 “아들 부부 같다는 생각에 더 정신 없이 뛰었다”고 웃었다. 이날 화재로 방음벽은 8칸이 소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