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대학교 행정학 교수 출신인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행보가 위태롭다. ‘안병용 교수’가 그토록 꿈꿔왔던 시장에 두 번이나 당선된 요즘, 그가 거센 파도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재선에 결정적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이는 의정부경전철 경로무임 때문에 그는 역설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닷새 전 의정부시는 의회 승인 및 예산 확보 없이 경로무임을 전격적으로 실시했다. 이 때문에 징역 1년을 구형 받아 2월5일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그의 말대로 수억원의 변호사비를 쓰면서 여러 가지 고통스런 처지에 놓였다.
1월10일에는 의정부3동 도시형 생활주택 대형화재로 130명(사망 5명)의 사상자와 4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의정부시 행정력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저런 화재수습 문제로 의정부시가 무척이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안 시장은 일요일인 지난 1월25일 새누리당 시장 후보였던 강세창 전 시의원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일까지 벌였다. 시민들은 화마(火魔)에 목숨과 재산을 잃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마당에 소모적인 소송을 불사하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하다.
안 시장은 1월26일 기자간담회에서 “강세창이가 (새누리당의) 경전철 경로무임 관련 고발에 개입해놓고, 페이스북을 통해 끝없이 조롱했다”며 “검사는 나를 징역 1년 구형했고 법으로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공개적으로 (변호사비) 수억원을 쓰고 있다. 재판 받고 보복하는 심리 아니냐고 하는데, 북한이 천안함 반토막 내서 40명이 죽었다. 가만히 있는데 포탄을 쐈다. 내가 가만히 있어야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안 시장의 강 전 의원에 대한 ‘증오’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안 시장은 2013년 1월 강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양의 탈을 쓴 교활한 늑대같이 시장 한 번 더 하려고 생쇼를 하면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진다. 중이 고기맛을 알면 절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시장이 권력맛을 아니까 보이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독설을 퍼붓자 “모욕과 명예훼손 재발시 민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며 두 차례나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는 안 시장이 내용증명과 고소라는 법적 해결방식을 좋아하는 것에 여러 차례 우려를 보냈었다. ‘의정부시 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상징을 떠나 시장이라는 직분에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교수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드러낸 것을 거울 삼아 자성할 것을 권유했으나, 끝내 고소를 선택했다.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재판과 화재수습이 끝난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고소를 왜, 이 시점에 했는지 그의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안 시장이 감정을 멀리하고 냉정해지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