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報勳)이란 용어는 일반적으로 ‘국가의 수호 또는 국민의 안위를 보장하기 위한 헌신의 과정에서 희생당하거나 공을 세운 국가유공자에 대하여 희생 또는 공의 정도에 상응하는 예로써 대우하는 한편 보상을 실시하는 것’이란 의미로 통용된다. 한편 2013년 보훈학술회의의 한 논문에서 제기된 광의의 보훈으로 ‘국가를 위해 맡은 일을 수행하다가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과 그 유족에게 보상하여 생활을 안정시키고 다른 국민의 애국심을 높이기 위하여 국가가 실시하는 정책’이 있다. 양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양자 모두 유공자의 공에 보상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후자에는 국민의 애국심 함양을 우리가 행해야 할 보훈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국민의 애국심을 함양해야 하는 것일까. 이는 소위 선제보훈(先制報勳), 즉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기 위함이다.
1910년은 우리가 국치(國恥)를 당한 해이다. 이 치욕을 씻기 위해서 36년간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헌신이 필요했으며, 새로이 빛을 찾은 우리나라에서 그분들에게 그 헌신에 걸맞은 보상과 예우를 하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었다. 이러한 보상은 6․25전쟁에서 희생당한 유공자들은 물론 월남전에 공이 있는 군인들과 민주화 또는 여러 국가위기사태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민들에게도 순차적으로 행해졌다. 각고의 노력 끝에 우리나라를 되찾고 그렇게 되찾은 나라를 지켜내는 데 헌신한 분들에게 그 헌신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는 것은 국가의 필연적인 의무이다.
애국심 함양 교육의 필요성은 국난(國難)과 그에 따르는 희생을 우리의 후손이 겪지 않게끔 하자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애국심 함양 교육의 요체는 국가유공자들의 공훈과 희생정신을 계승․발전시켜 그것을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의 토대로 삼는 것이다. 자라날 이 땅의 후예들에게 보훈대상자들의 흘린 피의 숭고함을 가르침으로써, 우리가 20세기에 격은 국난의 되풀이를 막아야 한다는 의지를 심어줄 수 있고, 나라를 위한 희생이 진정으로 존경받는 바람직한 보훈문화를 창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확립된 국가정체성과 국민통합은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이 땅에 만세영원(萬世永遠)하게 해 줄 것이다.
비록 소를 잃었더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더 이상의 소를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소를 잃기 전에 적극적으로 외양간의 부실한 부분을 찾아 고쳐내면 우리는 애당초 소를 잃는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된다. 소를 잃지 않도록 외양간을 미리 수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선제보훈(先制報勳)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사후적 물질보상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국가유공자의 희생에 존경을 이끌어내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토록 하는 등 각종 보훈선양 정책을 말함이며, 그 자체로서 이 땅의 평화와 안보를 지켜 줄 제 2의 애국지사이자 호국영령인 것이다. 또한 소를 잃지 않기 위해 외양간을 고치는 선제보훈의 목수(木手)는 일차적으로는 위정자가 되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선제보훈의 목수가 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은 더 이상 소를 잃지 않는 튼튼한 외양간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