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을 타본 적이 있다면 경험해봤을 것이다. 뚝섬유원지를 지날 때 자신도 모르게 창밖을 보게 되는 것을 말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지하철 안 풍경이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각자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이 한강을 지날 때는 고개 들어 잠시나마 창밖을 응시한다. 왜일까? 무엇이 그들의 고개를 들게 만드는 것일까?
청량감이 아닐까. 어둡고 무미건조한 지하를 지나다 만나게 된 확 트인 한강을 보면 마음까지도 시원해짐을 느낀다. 비록 몇 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한강 둔치에서 친구 혹은 연인과의 추억을 생각할 수 있고, 강변의 아파트들을 보다가 가족 생각을 할 수도 있으며, 어쩌면 한강에 근심을 버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선거도 치열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깐의 청량감을 주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항상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둘 수는 없지만 선거 때만이라도 후보자들이 제시하는 정책을 비교해보며 현실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책인지,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정책인지 따져보며 그 때만이라도 우리가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그려보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가부장적이고 차별적인 환경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워킹맘들은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경력을 쌓을 수 있게 해주는 사회를 기대해 볼 수 있겠고,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3포 세대를 넘어 점점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젊은이들은 좋은 일자리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더 이상 명절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사회의 양극화가 완화되어 함께 살아가는 살맛나는 세상을 꿈꾸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희망이 주는 상쾌함이 느껴지고 웃음이 나온다.
물론 모든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다. 선거용이나 정치적 구호로 그친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가 대표로 파견한 정치인들을 계속 감시하고 그들에게 촉구할 일이지 선거에 대해 무관심해질 이유가 되지 못한다. 플라톤은 정치적 무관심의 대가는 자기보다 못한 사람의 통치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이다.
10월28일에는 재·보궐선거가 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세상을 꿈꿔보자. 너무 거창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듯 잠시나마 시간을 내어 희망에 표를 던져보자. 다시 또 바쁘겠지만 가끔은 나의 고용인이 잘 하고 있는지 감시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