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의정부에서는 평화비(평화의 소녀상)가 들어섰다. 소녀도, 하늘도 울었다.
의정부평화비(평화의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장현철 허순자 박현동)는 비가 내린 11월7일 오후 3시 의정부역 동부광장 옆 평화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지난 7월4일 발대식을 가진 뒤 4개월 만이다.
의정부평화비(평화의 소녀상)는 경기북부 33개 학교를 포함하여 각 단체, 시민 등이 6천여만원을 모아 만들었다.
이날 1부 청소년 평화선언식은 놀이패 살판의 비나리와 대북공연, 조크라테스의 축하노래, 두레교실의 칼춤, 평화나비학교 학생들의 플래시몹 ‘나는 나비 바위처럼’과 합창 ‘거위의 꿈’ 등이 진행됐다.
학생대표로 나선 김수아(부용중3) 학생은 평화선언문을 통해 “군사도시의 가면을 쓰고 있던 의정부는 지금 이 순간부터 평화의 도시로 거듭납니다”라며 ▲우리는 아픈 역사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을 잊지 말자 ▲이웃을 사랑하고 일상생활에서부터 평화를 실천하자 ▲앞으로 평화와 통일시대의 주역이 되자고 했다.
2부 제막식은 경과보고(김희정 사무국장), 제막, 비문 및 편지글 낭독, 축사(윤미향 정대협 대표, 안병용 의정부시장, 남주우 광복회 회장, 이기헌 천주교 주교), 성명서 낭독(허순자 대표) 등으로 이어졌다.
성명서에서는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하라. 정부는 평화와 민주주의 역사를 왜곡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평화비문에는 ‘광복 70년, 분단 70년 온몸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겪으시고 평화인권운동가로 거듭나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지지하고 군사도시 의정부를 평화와 통일의 미래도시로 만들기 위해 43만 의정부시민의 마음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합니다’ 등을 세겼다.
평화비(평화의 소녀상)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전쟁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인권이 희생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2011년 12월14일 1천번째 수요시위를 맞이하여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국내와 세계 각지에서 평화비 건립을 위한 연대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한편, 여성독립운동가 100여명에게 헌시를 지은 이윤옥 시인이 의정부평화비에 ‘평화의 소녀상’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올렸다.
평화의 소녀상
소녀야
어찌하여
푸른 꿈
푸른 나래 접고
차디찬 철 의자에 앉아 있니
어깨에 내려앉은 작은 새
청산 가자 조르는데
어찌하여
입을 꼭 다물고
두 손 쥐고 있니
쥐어뜯긴 머리
갈갈이 찢긴 꿈
네 상처를 아는 이
한겨레 뿐
어쩔거나
아직도 야마토인 들은
눈과 귀를 막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