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극비로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9년간 상업을 가르쳤던 교사가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임명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실이 공개되자마자 해당 교사가 집필진에서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가 여러 해 역사를 가르친 경력 있는 교사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음에도 연관없는 과목의 교사를 집필진에 임명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국정 역사교과서의 추진을 역사학계와 교육계가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실력 있는 역사 교사들을 초빙하지 못한 것 아닌가 우려된다.
또한, 이름이 공개된 것만으로 자진사퇴 형식이지만 집필진을 사퇴하는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 집필진 한 명의 이름 공개가 교과서 편찬에 어떤 지장을 주는지도 알 수가 없다. 해당 교사는 공모인지 초빙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비밀로 하라고 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교육부와 국편이 비밀TF를 만들어 역사교과서 작업을 추진했듯이 교과서 편찬 과정 전체를 비밀리에 군사작전처럼 수행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집필진 한 명 밝혀질 때마다 새로운 논란이 탄생하고 있다. 애초에 투명하게 집필진을 공개했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국정교과서를 억지로 추진하려다 보니 계속 무리수만 두게 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여 국정 교과서 집필자와 편찬심의위원회 명단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2015년 1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