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가 말하기를, “옛날에 창힐이 글자를 만들 적에 스스로 동그라미 그린 것을 사(私)라고 하고, 사에 반한 것을 공(公)이라 하였다. 공과 사가 서로 반(反)함은 창힐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그 이해가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살피지 못한 잘못이다. 그렇다면 필부의 계산이라는 것은 인의를 닦고 학문을 익힘과 같지 못하다. 인의를 닦으면 신임을 받고, 신임을 받으면 일을 맡게 되며, 학문을 익히면 고명한 스승이 되고, 고명한 스승이 되면 영예가 드러난다. 이것은 필부가 좋아하는 이득이다. 그렇다면 공이 없어도 일을 맡게 되고 작위가 없어도 영예가 드러난다. 만일 정치가 이와 같다면 나라는 반드시 어지러워지고 군주는 반드시 위태로울 것이다.”
4.13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대혼란에 빠져 있다. 여당은 친박과 비박의 계파갈등, 야권은 야권통합론으로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자신을 해치는 칼인줄 모르고 휘두르는 정치꾼들의 권력욕에 신인정치인들의 꿈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헌법수호자임을 자처하면서도 법을 어겨가면서 선거구 획정을 늦춰 국회 입성의 꿈을 키워왔던 정치신인들의 활동을 제약했다. 게다가 이제는 전략공천 방식으로 자기식구 챙기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영입인사인 ‘게임업계 1호 정치인’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분당갑에 전략공천했다.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몇달 동안 선거운동을 벌이던 이헌욱 예비후보와 조신 예비후보는 망연자실하고 있다.
여당도 비슷한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누구의 마음이 작용했다니, 자기 지역구도 아닌 타 지역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보고 있다니, 누가 내려온다니 하는 각종 추측과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정치선진화는 우리의 미래가 아닐 것이다.
한비자가 일갈한 대로 공이 없어도 일을 맡게 되고 작위가 없어도 영예가 드러나는 필부의 정치라면 나라는 반드시 어지러워질 것이다. 진정 누구를 위한 정치란 말인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