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던 추위도 물러나고 어느덧 산등성이에 푸릇푸릇 새싹이 돋아나는 3월이 왔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우리 병무청의 예비군 관련 부서도 새로운 시작과 함께 바빠지기 시작한다. 매년 3월부터 예비군 소집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명예롭게 병역의무를 마친 예비군은 전역한 다음 해부터 병은 4년 차까지, 장교·부사관 등 간부 출신은 6년 차까지 매년 2박 3일간의 동원훈련(병력동원훈련소집) 또는 36시간의 일반예비군 훈련을 받는다. 각자가 생활전선에서 맡은 바 임무로 바쁘게 생활하다가 국가의 부름에 자기의 시간을 쪼개고, 때로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훈련에 참가하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참가하는 동원훈련이지만, 요즘 같이 바쁘고 전문화된 사회에서 3일을 꼬박 할애하여 훈련에 참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남자는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의무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이를 당연시하는 것은 그들의 훈련참가를 위한 노력을 경시하는 것으로서 늘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동원 훈련이 시작되면, 개인 사정으로 훈련날짜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예비군들로부터 훈련연기 등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절박하고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이런 점을 고려하여 훈련 시작일 45일 전에 통지서를 미리 교부, 하지만, 각자의 생활터전에서 맡은 바 임무가 있고, 자신의 일을 대신 해 줄 사람이 항상 준비된 것도 아니고, 또한 일시적으로 대체인력을 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므로, 결국 자신의 일정을 조정하거나 할 일을 뒤로 미루고 훈련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예비군들이 국토방위를 위해 기꺼이 훈련에 참가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60여년 넘게 휴전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국가안보를 위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도 북한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발을 일삼고 있다. 연평도 포격, 비무장지대에서의 지뢰ㆍ포격, 핵미사일 발사 실험, 국가 주요전산망 해킹 등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평화에 끊임없는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 등 유사시에 즉각적이고 완벽한 대응이 가능한 동원 체계를 확립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상비군 외에 국가안보의 또 다른 축인 예비군 체계를 구축ㆍ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있었던 북한의 도발과 침략을 격퇴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정예화된 예비군 전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며, 그 바탕에는 우리 예비군들의 적극적이고 자기희생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예비군은 평상시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유사시 엄청난 규모의 전력으로 전환이 가능한 잠재적인 군사력이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원훈련에 참가하는 예비군은 대부분이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이들로서 이제 막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거나 사회생활 초년생으로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다. 그럼에도 개인의 일을 뒤로하고 국가의 부름에 성실히 응하여, 훈련에 참여하여 주시는 예비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깊은 감사와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올 한해의 예비군 훈련도 무사히 진행되기를 기원하며…
대한민국 예비군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