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먹힐 대로 써먹히다 토사구팽 당한 한나라당 정치인들

4.9총선 공천에서 최종 탈락해 ‘토사구팽’ 당한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신광식·조흔구씨는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등 ‘낙하산 공천’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조흔구(58) 한나라당 의정부을 당협 위원장은 3월10일 본지와 만나 “이번 공천은 의정부 정서와 세상만사를 무시한 처사”라며 “밀실공천도 아니고 암흑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조 위원장은 “의정부에서 쓰레기 한번 주워본 적 없는, ‘이재오가 보내서 왔다’는 지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인물이 공천을 받은 것은 계파정치의 산물”이라며 “정치적 위정자에게 철퇴를 가하기 위해서라도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위원장은 3월6일 최종 경합에서 박인균(50) 대통력직인수위 정책연구위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조 위원장은 “당원들과 좀더 상의한 뒤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열겠다”며 “지역의 정치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썩어빠진 ‘낙하산 공천’과 맞서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남성(43) 한나라당 의정부갑 당협 위원장도 3월10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마디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공심위가 공천결과에 승복할 수 있게 심사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5일 옷벗고 나온 검사출신을 공천한 것은 의정부 발전과 정치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은 오만한 결정”이라며 “밀실공천인지 전략공천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주민들과의 호흡보다는 사법시험을 통과해야만 공천을 받을 수 있고, 공심위원장의 ‘백’이 있어야 공천을 받을 수 있는 풍토가 개탄스럽다”며 “당을 이렇게 끌고 가면 미래는 없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공천 싸움에서 3월6일 김상도(50) 전 차장검사에게 밀려났다.

한편, 일찌감치 공천에서 탈락해 “김상도는 낙하산”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신광식(59) 전 경기도의원은 3월10일 “조만간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만들면 무조건 따라가겠다”며 “창당작업이 여의치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뒤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