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기고/김재연 민중연합당 의정부시위원회 위원장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지목됐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지경이다. 언제까지 이 고통과 수치심이 국민 몫이어야 하나. 이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 있는가.
야3당이 탄핵 추진에 합의했지만 청와대는 “차라리 합법적 절차에 따라 하루빨리 논란을 매듭지어달라”며 오히려 탄핵을 유도하고 있다.
탄핵 절차가 이어지는 수개월 동안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상황을 반전시키고 차기 대선을 준비할 시간을 버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통합진보당을 강제 해산하고 민주주의 말살에 앞장섰던 헌법재판관들이 역사적 사명을 올곧게 수행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역공을 펼치는 데에는 그만한 계산이 있을 것이다.
사실 ‘탄핵 추진’은 광화문을 뒤덮은 백만 촛불의 요구가 아니다. 거리의 민심은 ‘즉각 퇴진’이다. 촛불이 매서운 겨울바람을 버티고 계속 타오를 수 있겠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촛불 민심은 갈팡질팡하는 야당을 견인했고, 새누리당의 분열을 이끌었으며, 눈치보던 언론을 다스리는 힘을 보여주었다.
우병우에게 장악되어 있던 검찰이 박근혜를 피의자로 지목하고, 퇴진운동에 소극적이던 야당이 탄핵 추진에 나서게 되고, 박근혜가 최순실 특검법을 재가한 것은 모두 백만 촛불의 힘이었다. 촛불의 힘을 은근슬쩍 가로채려했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호된 비난을 받았던 것에서 보듯 민심은 현명하고 예리하다.
탄핵을 유도하며 비열한 꼼수를 부리는 박근혜를 끌어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래로부터 불붙어 타오르는 촛불의 힘, 시민혁명의 불길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미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결의했고, 농민들은 농기계 상경시위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학가에는 동맹휴업이 확산되고 있고, 청소년들의 열띤 거리행동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이제 전국 각 지역에 켜진 촛불도 더욱 커져야 한다. 동네마다 골목마다 아파트마다 박근혜 퇴진의 구호가 눈에 밟히고, 식당과 술집에서, 택시와 미용실에서 박근혜 퇴진의 목소리들이 넘쳐나야 한다.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되찾고자 하는 시민들의 크고 작은 힘이 한데 모이면 꺼지지 않는 촛불, 역사를 만드는 시민혁명이 될 수 있다.
의정부시민들도 지난 10월 말부터 박근혜 퇴진을 위한 공동행동을 펼쳐왔다. 앞으로의 더 큰 행동을 위해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 뜻있는 개인들이 참여하는 범시민연대기구 결성도 준비되고 있다. 각계각층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아래로부터의 단단한 촛불 연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오늘 타오르는 촛불은 국가의 주인으로서 시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낡은 정치세력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내는 시민혁명으로 답해야 할 때이다. 이제 우리 지역, 우리 동네에서부터 행동을 시작하자. 혁명은 멀리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