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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희망과 용기를 되찾아준 ‘우리 집’
탐방/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시설 ‘경기도 천사의집’
  2017-02-27 10:00:34 입력

“방황하던 저희를 좋은 엄마로 성장시켜준 고마운 사람들”


인구절벽이라는 엄청난 위기가 눈앞에 닥친 우리나라. 2000년에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이후, 2018년이면 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015년을 기준으로 1.26명의 심각한 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어떤 위험을 초래할 것인지는 우리 모두 잘 안다.

그러나 사회의 한 편에서는 태어나서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 부모가 되어 안정적인 여건을 갖춰야 할 엄마들이 냉대 속에서 고립되고 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보호자인 엄마들을 위해 보호와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시설 ‘경기도 천사의집’(원장 홍현구)을 찾아가 그들의 생활을 살짝 들여다보았다.


3층짜리 아늑한 건물에 12명의 엄마와 12명의 아기가 가족으로 살고 있다. 3개월 정도에서 이제 막 25개월이 지난 아기들은 서로가 ‘형제처럼 친구처럼’ 지내고, 10대부터 40대에 이르는 엄마들도 서로의 아픈 마음을 감싸주며 ‘친구처럼 자매처럼’ 지내고 있다. 가깝게는 서울에서, 멀게는 부산에서 찾아온 미혼모들이 이 ‘집’에서 몸과 마음을 쉬고, 당당한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낙원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경기도 천사의집’은 경기도에서 처음 생긴 미혼모 지원시설로, 경기도 국장 출신인 강은희 의정부시의원의 제안으로 2004년 문을 열었다. 2009년에 깨끗하게 새로 지은 지금의 보금자리로 이전해 지금은 홍현구 원장, 김미정 생활복지사, 유혜옥 생활지도원, 공하은 야간생활지도원의 호흡으로 운영되고 있다.

2세 미만 영유아를 양육하면서 숙식 및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미혼모만 입소할 수 있는데, 2년 동안 자립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으면 6개월씩 2번 연장하여 최대 3년 동안 지낼 수 있다. 현재 12세대 24명이 살고 있다.

정부와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지원하는 예산과 일반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물품기부 및 재능기부 후원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알차게 살림을 꾸려간다. 부모로 혹은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숙식보호와 양육물품을 지원하는 일상생활 지원사업, 자립에 필요한 교육을 돕는 자립활동 지원사업, 가족상담 및 심리치료·개별상담 등의 상담사업, 부모교육과 학력취득교육 등의 교육사업, 직업교육 지원사업, 문화체험사업을 하면서 활동력을 돕고 있다.

▲ 왼쪽부터 김미정 생활복지사, 홍현구 원장, 유혜옥 생활지도원.

천사의집은 입소자들에게는 집이다. 내부 생활은 철저하게 보호되고 규칙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지만 강압적으로 통제하거나 차단하지는 않는다. 가족이나 부모가 무턱대고 찾아와 과도한 행동을 취할 경우를 염려해 외부인 출입을 저지하거나 통제 하에서 만날 수 있게 하지만 외부에서 만나거나 집으로 가는 것은 자유다.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 곳이지 입소자들의 생활을 통제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현구 원장은 “많은 것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다양함을 이해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을 보니 너무 좋다. 층별로 반장을 정해서 자율적으로 이끌어가고 함께 정한 규율을 지켜나가니 우리가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입소기간 동안 다양한 지원을 받는 만큼 퇴소할 때에도 정해진 금액에 상당하는 물품지원과 택배지원 등으로 꾸준히 도와주고 있다. 이렇게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에 퇴소 후 몇 년이 지나도 마치 친정을 찾아오듯이 천사의집을 찾기도 한다.

입소인 A씨는 “여기저기 떠돌며 살았다. 부모님께 도움을 청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 눈앞이 캄캄한 상황에서 아는 동생을 통해 미혼모 시설을 알게 되었다. 연락해본 곳 중에서 유일하게 천사의집에서 받아주었다. 나이가 많아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데, ‘같이 밥먹자’는 말을 하며 다른 입소인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다.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B씨는 “미혼모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엄마이니까 용기를 가지고 천사의집에 입소했다. 2년3개월 동안 천사의집에서 바쁘게 생활하며 학교도 다니고 자격증도 취득해 당당하게 자립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 계신 선생님들과 원장님의 조언이 나를 좋은 엄마로 성장시켜주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천사의집에서 도움을 받고 사회로 돌아간 가족은 146세대에 이른다. 미혼모라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외면 속에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이들은 천사의집에서 삶의 희망과 용기를 찾았다고 말한다. 자립 의지가 확고한 사람이라면 도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천사의집은 그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따뜻한 손을 내밀고 있다.

후원·문의: 천사의집 031-864-2004(동두천시 생연로 39-74)


“‘우리 아이’, 사회가 함께 육아 책임져야”
인터뷰/경기도 천사의집 홍현구 원장


-천사의집 원장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을 말해달라.
=2014년 5월에 와서 벌써 3년이 가까워온다. 교회 목사님이 원장님으로 계시던 곳이었는데, 이 자리를 권유하셨다. 동두천시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사회복지 부서 8년, 자원봉사센터 3년 등 오랜 시간 사회복지 분야에서 근무했다. 이 분야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요즘은 미혼모라는 말 대신 ‘두리모’라고 부른다. 미혼모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 비정상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편견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세상에는 다양한 가정이 존재하는데, 미혼모 가정 역시 한 형태이다. 이것을 두고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 사회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 출산율 저하로 인해 인구절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사회복지를 이야기하면 늘 거론하곤 하는 북유럽, 특히 스웨덴과 독일은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거의 없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려면 이러한 다양성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원장으로서 입소자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동두천시에 있을 때 행정적으로 많이 도와주고 관여했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생각하지 못한 일도 많았다. 입소자들이 내부 생활은 스스로 규율을 정하고 서로 관리하고 도우면서 지내고 있어서 생활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관여할 일은 많지 않다. 24시간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서 유사 시 발생하는 일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도 있어서 보호와 안전 면에서는 최상의 상태다. 하지만 서류문제나 각종 사안에서 의견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따라주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이 모든 일이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식을 키워도 아이들이 각각 다르듯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타협도 하고 이해를 시키려고 노력한다. 상황에 따라 전문 심리상담사와 연결하기도 하면서 안정을 찾기 위한 노력에 힘썼다. 지금은 직원들과 입소자들이 서로 대화를 통해서 이해하고 풀어나가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업은 무엇인가?
=올해는 펠트공예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천사의집에서 생활한 후 퇴소한 엄마 중에 펠트공예 자격증을 따서 강사 활동을 하는 엄마가 있는데, 이 강사를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강사도 여기서 생활하며 자립을 했기에 입소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실제 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 2년을 알차게 보내면 스스로 일어서는 기회가 온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 모습을 보면서 자란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곳 엄마들이 지금까지 겪었던 힘든 시간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지만, 앞으로의 행복은 전적으로 엄마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을 하곤 한다.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자 한다면 여기에서의 2년은 무척 중요한 시간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열심히 살아주기를 바란다.

-앞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천사의집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싶다. 아기들을 매일 어린이집으로 보내기 위해 바쁜 아침 시간을 정신 없이 움직여야 한다. 아기들을 맡기고 바로 학교나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러 가야하고 일을 배우러 가야한다. 천사의집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바로 옆에 있다면, 그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낮에 각자 할 일을 끝내고 돌아오면 바로 아이와 함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엄마와 아기에게 더 좋을 것 같다.

-천사의집 원장은 어떤 의미인가?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사회복지분야에서의 봉사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대부분의 시설장은 65세를 정년으로 하고 있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다. 특별히 부족한 살림에 많은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는 동두천시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 외에 많은 후원자들, 봉사자들의 관심과 참여에 감사드린다. 즐거운 마음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끝까지 좋은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2017-02-27 11:03:11 수정 이재희 기자(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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