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 당선과 취임 이후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서 불과 몇 개월만에 치러지는 4월9일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는 그야말로 4년동안의 국정운영과 민생문제 해결 방향을 결정짓는 첫 단추다.
이번 선거가 여당인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완전한 정권교체’가 되어야 하는지 야당들이 주장하는 ‘일당독재 종식’이 되어야 하는지는 오로지 유권자인 국민의 판단에 따라 종지부를 찍게 된다.
현재의 정치구도는 대통령-광역단체장-지방자치단체장-광역·기초의원 절대 다수가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들로 짜여져 있다. 국회만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사실상 대통령부터 기초의원까지 일렬 종대로 한나라당이 되는 정치구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를 두고 여당은 ‘완전한 정권교체’ ‘국정안정’을 국민들에게 요구하는 것이고, 야당들은 일제히 ‘일당독재’라며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적 견제장치’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정당과 정치인, 정치행태가 국민들의 이해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어서, 결과적으로 투표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4월3일 실시한 제2차 유권자의식 조사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의향층이 63.4%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15~16일 실시했던 제1차 유권자의식 조사 때의 51.9%보다는 11.5% 포인트 상승한 것이긴 하지만, 제17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비슷한 시기의 조사에서 나왔던 77.2%보다는 13.8% 포인트나 낮은 수치라면서 투표율 저조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투표의향자’를 대상으로 지지후보를 결정했는지 물은 결과 52.5%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와 아직까지도 상당수 유권자가 부동층인 것으로 분류됐다. ‘결정했다’는 응답자는 47.5%로 지난 2004년 2차 결과(56.0%) 때보다 8.5% 포인트 감소했는데, 이는 각 정당의 공천이 늦어지고 유권자의 관심을 끌만한 이슈가 없다는 점 등이 후보결정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이처럼 정치가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쫓아가지 못하다보니 항상 ‘3류정치’의 그릇을 깨지 못하고, 이 때문에 국민들이 계속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또 정치는 국민의 무관심에 편승하여 마음 편하게 ‘3류정치’에 머무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정치는 국민수준의 얼굴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대통령 직선제는 1987년 국민들의 치열한 요구로 쟁취한 민주주의의 산물이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어찌됐건 현실정치판은 투표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완전한 정권교체’든 ‘일당독재 종식’이든 투표율이 높아야 정당성을 인정받고 국민의 소중한 의사결정이 존중받는다. 투표는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투표장에서 하는 것이다. 정치는 뒷말이 필요없다. 투표가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