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다. 소위 ‘웰빙시대’라 그런지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유명 제과사 중견간부로 16년 동안 일했던 그는 현대 가공식품의 꽃이라 불리는‘과자’신제품 개발을 해왔다. 그는 건강상태의 이상을 느끼고 있던 1997년 일본 주재원 시절, ‘식원성증후군’이라는 책을 접하고 자신이 개발하고 즐기던 과자가 청소년들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파고들었고 2000년 3월 마침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가공식품의 장단점을 하나하나 짚어냈는데, 그 중 가장 핵심적인 폐해 3가지로 정제당(설탕)과 포화지방(쇼트닝), 식품첨가물을 들었다.
과자, 사탕,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의 주원료를 차지하고 있는 정제당은 체내 혈당대사를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저혈당증과 당뇨를 유발한다. 정제당은 고순도의 당으로 당분만 있고 영양소와 섬유질은 전혀 없는 물질이다. 정제당도 섬유질과 함께 섭취하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과자와 김치, 아이스크림과 야채샐러드를 함께 먹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포화지방은 쇼트닝, 마아가린처럼 굳은 기름이다. 이같은 경화유는 다루기 쉽고 가공방식이 다양해 가공식품 공정에서 감초처럼 사용된다. 하지만 가공과정을 거치면 트랜스지방산이 발생하는데, 트랜스지방산은 인공물질이라 체내에서 대사가 안된다. 게다가 세포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한다. 정상세포는 세포막을 통해 불순물을 걸러내지만 트랜스지방산이 세포막을 대신 덮어버리면 세포 내 노폐물은 배출이 안 되고 불순물은 세포로 쉽게 유입된다. 쉽게 말하면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감기균이 들어오면 그걸 덥석 세포가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가공식품에 다양하게 들어있는 600여개의 식품첨가물 등은 지금까지 동물실험 결과 안전성을 입증 받은 것 외에는 따로 증명된 것이 없다.
그는 “라면은 식품첨가물의 복합적인 결정체, 사탕은 정제당 덩어리, 껌은 향료투성이, 아이스크림은 불순물을 체액과 섞어주는 얼린 유화제, 아메리칸 사료나 마찬가지인 패스트푸드, 가장 위험한 식품첨가물인 아질산나트륨이 들어있는 햄과 소시지 등 알고 나면 쉽게 손이 가는 가공식품이 별로 없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다 보면 가공식품 중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무조건 먹지 말자는 말은 아니다. 되도록 자연식품을 섭취하면 좋겠지만 꼭 필요하다면 소비자들 스스로 식품정보 수준을 높여 더 나은 가공식품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좇아 건강을 고려하는 가공식품을 생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