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습니다. 이변은 없었습니다. 촛불민심대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촛불민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매진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전국을 밝혔던 1,500만 촛불염원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적폐청산, 국가개조,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그 일들을 해내기 위해선 법의 제·개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새 정부의 조직과 인사 그리고 비전과 정책들을 가다듬는데 있어서 대부분의 작업도 법제화 되어야 합니다. 국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는가가 문재인 정부가 순항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관건이 될 것입니다.
또한 대외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외정책 무능으로 안보, 남북관계, 외교, 무역 등 모든 분야가 파탄난 상황입니다. 전 세계를 이끄는 4대 강국이 한반도 주위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외교력도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대통령다운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상황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였다는 것입니다. 여느 때와는 다르게 당선자가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후 30일까지 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인수위원회 기간 동안 새 정부의 비전과 원칙을 확정하고, 공약을 정책화하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부조직과 인사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번 문재인 정부는 그러한 절차 없이 바로 대통령 직무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다행인 것은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5년 간 청와대에서의 국정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1당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민심의 목표를 달성하고 새 정부의 조직과 인사 그리고 정책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회 절차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국회 원내교섭단체의 합의를 전제로 하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120석의 민주당 단독으로는 단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습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조는 필수입니다. 더구나 4개 원내교섭단체 간 협의가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과 민주당의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따른 주변국 간 역학관계가 꼬여 있어서 진퇴양난의 형국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제일주의를 표방하며 예전과 전혀 다른 예측불가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中國夢)과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주장하며 중화주의의 국제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는 보통국가화라는 이름 하에 과거 군국주의적 행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소련제국 부활을 목표로 세계 곳곳에 다시 개입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았고, 이에 미국이 기습적으로 들여온 사드는 중국을 자극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즉각 한류 문화, 관광, 화장품,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에게 보복을 감행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은 8조5천억원의 손실과 명목 GDP 대비 0.5%에 이르는 피해가 예상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안보문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 비용 1조2천억원을 한국이 지불하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한미 FTA 재협상, 한국의 미국 내 투자확대 등 미국의 요구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꽉 막힌 대외적 여건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잘만 풀면 현재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기질로 인한 북미 대화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에게 기회가 오기 때문입니다. 남북 간 철도를 중국의 철의 실크로드에 연결하고, 시베리아 철도에도 연결하여 대한민국이 대륙국가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국내외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초대 내각을 통합형으로 꾸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힘찬 출발을 위해 국회 원내대표들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한 국회 협조를 얻어야 합니다.
촛불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이유이자 힘이 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촛불로 뒤덮혔을 때 ‘이게 나라냐’고 한탄했습니다. 그리고 나라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그 새로운 대한민국은 세대, 지역, 이념을 넘어 하나된 대한민국 국민의 힘으로 세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나라 한 번 세워보자고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선거과정에서 받은 상처가 잘 아물 수 있도록 어루만져 주고 화해해야 합니다. 촛불염원이 무엇이었는지 우리 가슴에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합니다. 그 촛불염원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우리 모두의 마음이 하나될 때,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