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에 나오는 글이다.
“도(道)의 입장에서 본다면 물건에는 귀하고 천한 것이 없다. 물건 자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은 귀하고 남은 천한 것이다. 세속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귀하고 천한 것은 자기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정해 주는 것이다. 상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것에 비하여 크다는 입장에서 말하면 만물에는 크지 않은 것이 없게 되며, 그것에 비하여 작다는 입장에서 보면 만물에는 작지 않은 것이 없게 된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대선에서 궤멸 직전의 최악 상황을 맞았다가 24%라는 기적적(?)인 지지율로 가까스로 2위에 턱걸이했다.
당초 지리멸렬한 한 자릿수 지지율에 선거 자금까지 걱정할 만큼 옹색한 처지의 자유한국당이 그나마 2위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심정으로 표를 던진 열혈 지지층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 그동안 숨죽이고 바짝 엎드렸던 친박계가 다시 고개를 들고 당권 투쟁에 나섰다. 탄핵 정국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정계은퇴를 했어야 할 친박계가 다시 정치권에 나타나 당권 투쟁에 앞장서고 있으니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다시 곤두박질하고 있다.
아울러 선거 패배의 책임을 후보자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은 귀하고 남은 천한 것’이라는 선현의 말씀이 지당하다.
홍준표 후보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선전으로 그나마 24%의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고 자평하기 전에 지난 대선에 비해 27%의 국민들을 다시 지지층으로 모을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에서 한가하게 페이스북 정치를 할 때가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건전한 제1야당이지 탐욕과 분열로 점철된 구태 정치꾼들이 아니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