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 성경원 복지재단 원장과 노조가 생활지도원의 부당징계와 사후 업무배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4월3일 성경원 소망동 생활자 구모(67)씨의 사망과 관련해 담당 생활지도원 정진희씨에 대한 원장의 징계가 발단이 된 것.
김태준 원장이 시말서를 요구하자 정씨가 이를 거부, 직무태만과 성실의무 위반으로 4월18일 1개월 정직 징계를 내린 것이다.
김원장은 “정씨가 생활지도일지를 누락하고 응급환자에 대해 보고하지 않는 등 생활보호자 및 환자치료를 소홀히 했으며 이를 이유로 요구한 시말서 제출을 두 번이나 거부했다”며 “이 때문에 1개월 정직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씨는 “사망자 구씨에 대한 상태를 간호사에게 보고했고, 간호사가 의무일지에 기록했으며, 원장이 요구한 시말서는 정당성을 따져보아야 했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는 또 “5월18일 복직 후 업무 배정을 받지 못해 이중징계를 받고 있다”며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김원장은 “업무 배정을 정씨가 거부했을 뿐”이라고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은 정씨와 성경원 금속노동조합측이 지난 8월 의정부지방노동사무소에 ‘부당징계와 복직 후 업무 미배정’을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 노동부로부터 심의를 받고 있는 중이다.
■부당징계 다툼
4월3일 성경원 소망동 생활자 구씨가 사망했다. 김원장과 정씨, 금속노조측은 “구씨의 사망은 예상했던 일이고 업무상 과실치사는 아니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정씨의 직무태만을 이유로 내린 징계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김원장이 내린 정씨의 징계사유는 ▲응급환자 보고 누락 ▲생활지도일지 누락 ▲시말서 거부 등이다.
-응급환자 보고 누락에 대해.
정진희 생활지도원=구씨는 사망하기 닷새전 화요일, 침을 흘리며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날 수요일 방문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구씨는 정신과 약을 복용중인 환자로 의사는 전주에 약을 바꿨기 때문에 부작용이 의심된다며 약 투약을 중지하고 상태를 지켜보라고 진단했다. 이 모든 것을 담당 간호사에게 알리고 간호사가 의무일지에 기록했으므로 응급환자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태준 원장= 응급환자에 대한 보고는 간호사가 아닌 직급상사인 복지부장에게 했어야 한다.
-생활지도일지 누락에 대해.
정씨=며칠동안 생활지도일지를 기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생활지도일지 누락은 이번 징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본인 뿐만 아니라 다른 지도원도 바쁘다 보면 일지 기록을 며칠 미루기도 한다. 구씨의 사망과 관련,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은 부당하다. 응급환자에 대한 기록은 의무일지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김원장=소망동 담당자는 정씨다. 간호사가 기록한 의무일지와 별개로 담당자인 정씨가 업무일지에 사망자 구씨에 대한 상태를 기록했어야 한다.
정씨=그렇다면 업무일지 결재를 하지 않은 원장도 직무태만 아닌가. 몇년동안 결재를 안하고 있지 않나.
김원장=의무일지는 전자결재로 하고 있다. 생활지도일지는 결재하고 있지 않다. 그 많은 생활지도원이 매일매일 작성하는 일지를 모두 다 결재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시말서 거부는 왜 했나.
정씨=구씨 사망 관련 경위서를 제출했다. 원장과 복지부장이 응급환자를 그냥 방치하고 보고를 안했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요구했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구씨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며 사실상 보고를 한 것이므로 시말서 제출 사유의 정당성을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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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원 소망동 전 담당자 정진희 생활지도원 |
-또 다른 징계사유가 있었나.
김원장=구씨가 사망한지 6일 후인 9일, 복지부장이 시설생활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면담한 결과 소망동 시설생활자 이모씨로부터 “사망 전날인 토요일 정씨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구씨 좀 병원에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정씨가 간호선생님이 오시면 병원에 가야지 나는 집에 가야 된다는 말을 하고 그냥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씨가 이 얘기를 듣고 바로 구씨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어야 한다. 환자에 대한 조치가 적절치 못했다.
정씨=사실과 다르다. 또 생활자에 대한 진술로 인해 당시 징계를 받은 것이 아니다. 징계사유로 당시 위와 같은 내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소망동 생활자의 진술은 징계 받는 도중 듣게 됐다. 그리고 시설생활자 이모씨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전해들은 적이 전혀 없다. 당일 외출하지도 않았다. 생활지도원들이 외출하면 기록이 돼 있어야 할텐데 토요일에 본인이 외출했다는 기록은 없다.
■사망 당일 병원에서 혈액체취만
4월3일 일요일, 구씨의 증세가 심각해지자 당직자 봉모씨가 서울병원으로 후송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혈액체취만 받고 구씨는 소망동으로 다시 왔다. 그날 저녁 11시 구씨는 사망했다.
이와 관련 정씨는 “원장 주장대로 내가 직무태만이었다면 구씨 사망 당일 원장이 성경원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씨 상태를 알면서 더 큰 종합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으라고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은 적절한 조치였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원장은 “4월3일 연천쪽으로 가다가 성경원에 잠깐 들렀는데 당직자인 봉씨가 찾아와 구씨 상태가 안 좋다는 보고를 해 병원에 다녀올 것을 지시한 후 다시 나갔다”고 해명했다.
또 “그 당시 봉씨가 1차 의료기관을 갔다온 후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일 당직자였던 봉씨는 “구씨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기 전 원장에게 보고를 했고, 다녀와서도 성경원에서 원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봉씨는 “구씨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데리고 갔지만 일요일이라 당직의사로부터 혈액체취만 받고 왔다”며 “의사가 2차병원 후송을 권유하지도 않아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될까봐 성경원에서 김원장에게 분명히 보고했다”고 말했다. 봉씨는 또 “김원장이 당일 당직자들보다 먼저 나가지 않았다. 평소보다 늦게 퇴근했다”고 전했다.
■복직 후 업무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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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원 김태준 원장 |
정씨는 1개월 정직 징계 후 5월18일 복직했다. 하지만 복직 첫날 소망동에는 다른 사람이 배정돼 있었다. 정씨는 “이와 관련 아무 통보도 없었고, 그 이후에도 업무배정을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원장은 “사랑동 1층으로 정씨를 배정했지만 정씨가 거부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성경원 금속노조측은 “설사 정씨에게 사랑동 1층 업무배정을 했더라도 징계 자체가 부당하기 때문에 원직복직시켜야 하며 정씨를 사랑동으로 업무배정한 것은 엄연한 이중징계”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업무배정을 받지 못했다는 얘긴가.
정씨=그렇다. 복직 첫날 성경원으로 출근했더니 소망동 담당자로 다른 직원이 배정받은 상태였다. 복직 후 인사도 드릴 겸 원장실로 찾아가 어찌된 일인지 물어봤다. 원장은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해 소망동에 다른 직원을 배치시켰다고 말한 뒤 업무배정은 오후에 말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후로 7개월 동안 어떠한 말도 들은 바 없다.
김원장=아니다. 복직 첫날 사랑동 1층 담당자로 업무를 정해주었다. 하지만 정씨가 원직복직만을 요구하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업무를 배정했다면 인사명령에 기록돼 있나?
김원장=안 돼 있다. 구두로만 지정해 줬다. 업무변경 내용을 기록하지 않고 공고하지도 않은 것은 실수다. 아직까지 성경원은 체계적인 노무관계가 정립되지 않아 문서화시키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구두 명령은 유효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구두로는 분명 정씨에게 업무를 배정했다.
-업무배정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는.
김원장=정씨가 복직하기 전 사랑동 담당자인 강모씨에게 “정씨를 사랑동 1층 담당자로 맡기려 하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그 후 정씨가 복직 후 사랑동으로 출근을 안 하자 강씨가 나에게 “정씨 왜 안오냐”고 물어봤다. 또 복지행정과장 최모씨가 정씨 복직 후 “왜 정씨에게 업무를 주지 않냐”고 물어와 “사랑동 1층 담당 업무를 줬지만 거부했다”고 답했다. 위 두 사람에게 이러한 내용이 적힌 확인서를 11월19일 받아놓았다. 정씨에게 업무를 줬다는 정황증거가 될 것이다.
정씨=본인에게 직접 업무배정을 내린 적은 분명코 없다.
-11월23일 사랑동 1층으로 공식적인 인사발령이 났다. 받아들일 것인가?
정씨=7개월만에 받은 업무배정이다. 우선 주어진 업무에 열심히 임하겠다. 업무에 임하면서 원직복직을 요구할 계획이다. 징계를 받은 후에 원직복직시키지 않고 다른 업무를 주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원장=성경원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될 사람은 바로 생활자이다. 소망동 생활자 이씨가 정씨의 부적절한 조치에 대해 진술했는데 정씨가 다시 소망동으로 복직하면 어떻게 되겠나. 다른 곳으로 업무를 배정했다고 해도 임금이 삭감되지 않고 업무가 크게 다르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원래 담당동보다 거리가 먼 것도 아니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왜 거부하는지 모르겠다.
정씨=징계자체가 부당징계였다. 생활자의 말만 믿고 다른 곳으로 업무를 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중징계다. 또한 사랑동 1층 업무는 본연의 업무가 아니다. 소망동은 환자가 기거하고 있으며 병동 또한 따로 있다. 하지만 사랑동은 일반 생활동이다. 본인은 간호조무사로서 그동안 소망동(병동)을 담당하며 간호보조 역할을 해왔다. 업무 성격이 다르다.
김원장=정씨는 생활지도원으로 입사한 것이다. 소망동 생활지도원에서 사랑동 1층 생활지도원으로 업무가 바뀐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