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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과를 아시나요?
  2017-09-19 09:41:59 입력

석탄이나 광석의 채굴 및 암석 갱도의 굴진 작업을 할 때 막혀있는 상태의 막다른 장소를 막장이라고 하지요.

그렇다면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그 ‘막장과’는 과연 무슨 과이고, 왜 그렇게 부르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2017년 전공의 후반기 모집마감일인 지난 8월11일 전국 수련병원 중 18곳의 전공의 모집현황을 파악해보니 비뇨기과, 외과, 흉부외과는 수도권, 대형 대학병원 여부를 떠나 여전히 썰렁합니다.

스승이자 흉부외과 수장이고, 박사학위 지도를 맡아주셨던 조성래 교수님이 갑작스레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병문안을 다녀왔습니다.

은퇴 후 얼마 안 되어 붓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흉통도 생겨서 시행한 심장 에코에서 대동맥 판막의 역류가 발생되는 현상으로 대동맥 판막 교체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져서 늘상 수술하던 입장에서 받는 입장이 되셨습니다.

근무하시던 동안에 많은 제자들을 키워오셨지만, 은퇴 전에는 흉부외과 레지던트 지원자가 전무해서 늘상 응급실 콜과 병동 콜까지 번갈아 받아왔던 터라, 수술보다는 CCU의 의료진에 대해 더 걱정하셨습니다. CCU라고 불리는 흉부외과 중환자실 운영은 파행에 파행으로 치달아 같은 의사의 입에 담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수술자가 아무리 수술을 잘 하려 해도 조력자가 없거나 못 도와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흉부외과 같이 손이 많이 필요한 과는 더 더욱 어렵습니다. 과거에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하는 일을 간호사 또는 PA(의료조력자?)가 대신 흉내만 내는 정도의 기능으로 겨우 겨우 수술합니다.

사실은 CCU가 더 문제입니다. 흉부외과 수술은 거의 대부분 중환자라서 수술을 마치면 당연히 CCU로 갑니다. 물론 수술 당일은 수술자(대부분 교수)들이 밤새 당직하면서 환자 곁을 지킵니다.

환자의 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되어 교수님이 집에 들어가시는 날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론 숙달된 간호사가 환자를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직 순번에 신참들이 서는 날도 있거든요. 그로 인해 판단 및 조치가 느리고 누락되는 현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눈에 안보이지만 그로 인한 지연치유, 합병증,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의사로서 보고 있으면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레지던트 1년차 당직날과 2년차 당직날 중환자들의 상태가 차이를 보입니다. 하물며 그마저 레지던트가 아예 없으니, 환자의 가슴에 물이 차도 생체 징후의 이상이 생기기 전에는 모릅니다. 늦어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민감하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을 놓치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심장 수술 받는 교수님은 아찔합니다. 속 사정을 다 아니까. 그런데 어찌 다른 방법은 있나요? 현 의료에 맡기는 수밖에.

한 명씩 사라져가는 흉부외과 의사는 누구를 탓해야 하나요?(비단 흉부외과, 외과에 국한된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들 전체의 과오입니다. 한국 의료 시스템은 과연 비급여의 급여화가 먼저일까요?

아주대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님의 절규와도 같은 세바시 강연을 들으며, 한국 의료에서 바뀌어야 할 문제의 위중과 순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2017-09-19 09:45:14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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