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도 신설 연속 기고②
경기도가 새로운 천년을 맞는다. 고려 8대왕 현종(顯宗, 1009~1031) 때인 1018년, 수도를 수호하는 주변 지역을 ‘경기’라고 부르면서 경기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내년 2018년에는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셈이다.
경기도의 역사와 전통, 수도권에 위치한 경기도민으로서의 자부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향후 통일한국시대에서도 경기도는 한반도의 중심지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천살 먹은 경기도의 절반이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다. 대부분 한강을 중심으로 북부에 위치한 지역이다. 소외감은 단순히 감정적으로 섭섭하다는 수준이 아니다. 경기북부지역은 경제·교육·문화·의료 등 실질적인 삶의 수준에 있어 경기남부지역보다 현저하게 뒤쳐져 있다. 지역 관련 예산과 인구, 총생산, 사업체수 등의 수치를 보면 경기북부는 경기남부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경기북부는 남북 분단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지역이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고, 거기에 더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한 번 더 묶여 있는 등 각종 중첩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도내 지역발전사업도 대부분 한강 이남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경기도 천년 역사 가운데 남부지역과 북부지역의 격차가 가장 많이 벌어진 지금의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경기북부 주민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경기도민 간 화합이나 단결 같은 말을 먼 나라의 이야기로 느끼게 만들었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경기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균형’이다. 도내 남북 간 불균형은 수 십년 간 계속되었고, 벌어진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여유가 있는 쪽에서 부족한 쪽으로 재원을 옮기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부족한 쪽의 수준을 여유 있는 쪽 만큼 끌어올리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경기북부 지자체와 주민들은 격차 해소를 이야기하면서 경기남부를 비난하거나 떡 하나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북부지역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 즉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자체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규제와 정부정책을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는 독립된 행정조직을 원한다. 그래서 경기북도를 원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기북도 설치로 지역의 ‘균형’과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경우 직할시로 승격된 1981년 이후 총예산이 무려 14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부예산이 33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울산도 광역시로 승격된 1997년 이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을 주력산업으로 키워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 덕에 오랜 기간 1인당 개인소득 1위 도시를 유지했다.
경기북도라고 못할 것도 없다. 인구 333만명의 경기북부는 분도를 해도 다섯 번째로 큰 광역자치단체가 된다. 현재 재정자립도는 39.9%인데 강원, 전북, 전남, 경북 등이 20%대임을 고려하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사람으로 치면 단순히 걷고 뛰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잡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지역 내 불균형’이라는 질병을 가진 천살 먹은 경기도에 ‘분도’라는 좋은 처방이 제시됐다. 지난 5월 발의되어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사 중인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그것이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경기도가 균형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경기북도 설치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