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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부리다가 망한 사람들
살아있는 양주설화⑫
  2017-12-15 10:57:37 입력

혼자만 편하거나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은 언젠가 망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를 살펴보면 전국에 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양주시에도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몇 가지 전해진다. 특히 산과 바위가 많은 광적면 비암리의 독특한 지형과 얽혀서 생성된 이야기는 더 큰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뱀 모양 밭을 매다가 부인 뺏긴 이야기로 광적면 덕도리 전원백 주민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비암리 산비탈에 뱀 모양으로 구불구불 길게 난 밭이 있어 밭을 매려면 하루가 걸렸다. 부부가 같이 밭을 매는데, 남편은 잘 매니까 산을 먼저 넘어가 버리고 아내는 뒤쳐져서 밭을 맸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를 도와주지는 않고 빨리 안온다고 투덜대기만 하다가 혼자 가 버리고, 아내는 쩔쩔매면서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머리를 깎은 도사 같은 사람이 지나가다가 혼자 밭을 매는 아내를 보았다.

“왜 고생하면서 있느냐? 날 따라가면 편안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하면서 아내를 계속 부추겼다. 남편은 자기 일만 하고 이미 가버리고 없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혼자 고생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아내는 그 도사를 따라서 가버렸다. 뱀 모양 밭에서 네 몫, 내 몫을 따져가면서 아내 혼자 힘들게 일하게 하다가 지나가는 다른 남자에게 뺏겨버린 이야기를 보면서 무정한 남편에 대한 질타와 더불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말에 떠나버릴 수 있었던 서민들의 혹독했던 일상도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남의 것을 욕심 부리다 망한 사람 이야기도 있다. 장흥면 일영2리 손영길 주민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따르면,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남의 것을 탐하다가 가진 것을 모두 잃게 되는 사람이 있다.

옛날에 매년 백 섬을 거두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어느 해에는 아흔아홉 섬을 했다. 다른 해 보다 딱 한 섬이 부족한데, 그것을 채우지 못해서 기분이 언짢았다. 그런데 옆집에 남의 땅에 농사를 지어주고 겨우 한 섬을 받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는 순간 욕심이 생긴 것이었다. 돈을 줄 테니 팔라고 했지만, 한 섬 밖에 없는 사람이 팔 리가 없었다. 그러자 양반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그것을 강제로 빼앗고 말았다.

백 섬이 채워지자 기분이 좋아져서 느긋하게 잠을 자는데, 별안간 불이 나가고 말았다. 불 속에서 살아나오기 급했던 터라 단 한 섬도 가지고 나오지 못해서 그냥 백 섬이 홀라당 타 버리고 말았다. 많이 가진 사람이 조금 가진 사람의 것을 뺏으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쫄딱 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2017-12-15 11:02:24 수정 이재희 기자(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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