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관과 권문세족이 망친 나라 고려가 475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새나라 조선이 1392년 건국했다.
태조 이성계는 신흥 무인의 수장으로서 홍건적과 왜구를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우며 용맹을 떨친 장군이었다. 그는 혁명파 사대부의 대부인 정도전과 함께 새나라 조선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
특히 대사헌 남재(南在)는 이성계를 도와 조선 개국에 공을 세운 공신이다. 남재는 이성계에게 환관의 제어, 불교의 배척, 여자의 외출제한 등 건국 군주가 실천해야 할 12개 조목을 건의했다.
<조선왕조실록> 태조 1년 9월21일 기사에 따르면, 남재는 “진(秦)나라·한(漢)나라 이래로 환관(宦官)의 환난(患難)은 전적(典籍)에 기재돼 있으므로 환하게 볼 수가 있는데, 혹은 구변이 좋고 아첨을 잘함으로써 군주를 미혹하게 하기도 하고, 혹은 군주의 총명을 가리움으로써 나라를 그릇되게 하기도 했으니, 화란(禍亂)의 일어남은 진실로 이루 다 기록할 수가 없다”며 “경험이 많고 간사한 사람은 일체 모두 내치시어 근시(近侍)하지 못하게 하소서”라고 건의했다.
즉, 군주를 모시는 환관이 나라의 후환이 될 수 있는 악재 중의 악재이므로 불필요한 환관을 내치라는 충언을 올린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일부 청와대 참모진이 연달아 사고(?)를 쳐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음주 운전, 시민 폭행, 그리고 각종 비위 등 청와대가 일탈의 온상으로 얼룩져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정권의 적폐 청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이성계의 남자’ 남재처럼 현 정권의 우환을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고 건의할 수 있는 현인(賢人)이 필요한 듯하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