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문석균 상임부위원장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이 지역위원회 얼굴로 등장하면서 정치세습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문석균 상임부위원장 아버지가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6선)이기 때문이다.
정치인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치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문희상’이기에 촉발될 논란의 수위는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정부 최고 유지의 아들로 태어난 문 의장은 서울대학교에 진학했고, 이후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여 독재정권에 굴하지 않다가 모진 고초를 당했다. 그러는 와중에 많은 재산이 사라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국민의 정부 초대 정무수석, 노무현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당 대표 및 비대위원장 등을 지내며 명실공히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 중 한 명이 됐다.
이렇게 민주당은 물론 의정부의 상징적 정치거목이 된 문 의장이기 때문에 아들이 지역구의 조직과 인맥을 그대로 물려받아 정치에 나서는 게 오히려 ‘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 의장이 지난해 7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탈당한 뒤 의정부갑 지역위원장은 박창규 전 의정부시장 후보가 맡았다. 그런데 특별한 당 활동 경력이 없는 문석균씨가 12월 파격적으로 상임부위원장이 되면서 박창규 위원장 대신 지역행사를 다니고 있다.
행사장에서는 상장도 수여하고 인사말도 하는 등 실질적인 위원장 역할을 수행하는 기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정권이나 우리나라 재벌이 보여준 세습을 위한 후계자 수업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만에 하나 내년 총선에 공천이라도 받게 된다면, 당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국회의장을 배출한 민주당이 민주정당에서 봉건정당으로 회귀하는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회의원이자 경민학원 설립자의 아들인 홍문종 국회의원(4선), 신흥학원 설립자의 아들이자 문 의장 후임자였던 강성종 전 국회의원(재선)은 아버지의 권력과 재력, 조직과 인맥을 물려받은 전형적인 ‘금수저’ 출신들이다.
문석균 상임부위원장까지 이 대열에 합류한다면 의정부는 ‘세습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라는 돌이키기 힘든 충격이 우려된다.
문석균 상임부위원장은 그동안 착실하게 숭문당(서점)을 운영하면서 매년 아버지에게 500만원씩 정치후원금을 냈고, 타인 소유였던 아버지 자택을 매입해 자존심을 지키는 등 효자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지역구를 물려받아 아버지와 아버지를 키운 의정부의 명예를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버지와 본인 주위 사람들을 계속해서 ‘대나무 숲’으로 보내지 말고, 본인도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아버지와 본인, 민주당과 의정부를 아끼는 이들의 바람이 아닐까?